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및 뇌물수수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단이 2013년 당시 사건을 내사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불러 조사하는 등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외압 의혹 수사에도 본격 착수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김학의(63·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및 뇌물수수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단이 2013년 당시 사건을 내사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불러 조사하는 등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외압 의혹 수사에도 본격 착수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14일 오전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서울동부지검으로 불러 조사했다. 수사단은 지난 12일에도 이 전 기획관을 조사했으며, 이날 그를 불렀다.

이 전 기획관은 2013년 당시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한 경찰 수사팀의 지휘부였다. 하지만 당시 김 전 차관 관련 의혹이 불거진 후 그해 4월 이 전 기획관은 경찰대 학생지도부장으로 갑자기 전보됐다. 해당 보직을 맡은 지 4개월여 만이었다. 이 때문에 좌천성 인사 조치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사단은 이 전 기획관을 상대로 당시 경찰의 수사 상황 및 청와대 보고 과정,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의 뇌물 등 혐의 사건과 함께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를 권고했다. 김 전 차관 범죄혐의를 내사하던 경찰을 질책하는 등 수사를 방해하고 '김학의 동영상' 감정결과를 요구하는 등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곽 의원 등은 당시 경찰이 김 전 차관 의혹 내사 상황을 보고하지 않아 인사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면서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반면 당시 경찰 관계자들은 관련 보고를 했지만 청와대에서 이를 묵살했고 임명을 강행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김학의 동영상’속 여성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이모씨가 금주 검찰에 출석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13년 경찰·검찰 조사에서 '원주 별장 성접대' 동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로 박모씨를 지목했으나 이듬해 이를 번복, 자신이 동영상 속 인물이라고 주장하며 김 전 차관을 특수강간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당시 검찰은 동영상에서 여성의 얼굴은 식별이 곤란해 그 인적사항을 특정하기가 곤란하고 이씨가 제출한 사진과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을 비교해보더라도 동일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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