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도로, 교량, 지하철 등 서울시내 곳곳의 공공 공사현장이 ‘흉물’과 ‘불편’을 벗고 보다 친근하고 가까운 소통공간으로 시민들과 만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유휴공간 휴게시설 설치 ▴공사장 외부 녹지조성과, 가림벽을 ▴주민 작품을 전시하는 도시갤러리 ▴주변 상가 등 민간 홍보 공간 ▴아트 펜스로 활용하는 5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시는 이들 유형을 현재 진행 중인 총 60여 곳 공사장은 물론 앞으로 벌어지는 모든 시 발주 공사 현장 여건에 맞게 적용하겠다고 23일(수) 밝혔다.

이는 공공 기반시설 공사가 시민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할 뿐 아니라 그 수혜가 시민들에게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짧게는 2~3년, 길게는 6~7년이 걸리는 과정에서 공사장이 흉물 내지는 불편을 끼치는 존재로만 인식되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은 아트 펜스 활용 등을 각 공사장별 자율 판단에 맡겨 제각각이었다면, 이번에 가이드라인 성격의 5가지 유형을 제시해 모든 공공 공사장이 이를 적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첫째, 서울시는 공사장과 시민 이용공간이 혼재해 있어 이곳을 지나치는 시민이 많은 대규모 공사장 유휴공간에 주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휴게시설을 설치한다.

휴게시설은 여건에 따라 공사에 지장이 없고 주민 접근이 용이한 곳에 컨테이너 등을 활용해 간이의자 등을 설치해 단순 휴식은 물론 공사현장을 조망하거나 공사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시는 올 상반기 중으로 1~2곳을 선정해 시범 운영을 거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둘째, 공사장 가림벽 외부에 녹지를 조성해 공사장이 주는 삭막함을 걷어낼 계획이다. 이는 상암 DMC에 적용했던 사례를 가능한 다른 공사현장에 확대하는 것이다.

셋째, 단순히 공사장을 가리는 용도로 활용되거나 획일적으로 건설회사 또는 지자체 홍보물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가림벽은 지역 특성,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한다.

먼저 지역 문인·대학생·주민들의 그림, 사진, 자작시, 서예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는 도시갤러리로 활용한다. 시는 장기적인 공사가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주민자치센터 등 프로그램 운영기관의 협조를 받아 정기적으로 작품을 교체할 계획이다.

가림벽은 공사장 주변 영세상가 및 재래시장을 홍보하는 민간 홍보 공간으로도 탈바꿈한다.

또, 상암동 DMC와 같이 가림벽이 곧 작품이 되는 아트 펜스로도 활용한다.

가림벽은 시가 앞서 발표한 ‘공사장 주변 영업피해 최소화 매뉴얼’ 준수와 함께 ‘전문가 자문 기구’를 통해 규격, 재질, 색상, 디자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활용 방안을 결정한다.

전문가 자문 기구의 경우 시 내부에서 2~3명, 외부 전문가 3~4명으로 4월 중 구성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서울시는 가림벽 안에서 누가, 언제까지, 무엇을, 어떻게 공사하는지에 대한 지역 주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먼저, 서울시는 건설공사 내용을 QR코드를 활용해 모바일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5월부터 제공한다.

현재는 온라인 ‘건설알림이(http://cis.seoul.go.kr)’에서 시가 건설하고 있는 모든 공사 내용을 알려주고 있으나, 시민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시는 지역 주민이 바로 집 주변 공사 건설현장에 마련된 안내표지판에서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해당 공사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한다.

또, 최초 공사 시행시 계략적으로 공사내용을 표시하거나 기간만 표시하는데 그친 건설현장 안내판을 주 단위로 작업진행 공종과 관련업체, 위험사항 등을 상세하게 표시할 계획이다.

시는 각 공사장별로 지역주민 현장견학을 월1회 실시해 공사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불신과 건설 현장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계획이다.

현장견학은 지역주민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안전모 등 견학장비 등의 준비가 완료되는 6월부터 실시한다. 신청은 건설 알림이나 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접수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사로 인해 지역 주민에게 미치는 불편사항을 미리 파악하고 즉각 조치하기 위해 올 초부터 운영 중인 ‘주민자문단’을 설계과정은 물론 공사 중에도 계속 운영한다.

주민자문단은 공사 발주 부서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최근 철거된 아현고가 철거 공사에 이를 반영했다.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공공 기반시설은 시민 편의 증진을 위해 꼭 필요하고 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다만 공사 특성상 장기간이 걸리는 만큼 공사장을 가능한 범위에서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조성해 불편을 줄 뿐이라는 인식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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