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정용기 정책위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진우 기자) 강원 고성·속초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위기대응 컨트롤타워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국회 운영위원회의 이석을 두고 반론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운영위원장은 "저는 오후부터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안보실장을 좀 일찍 나가게 하고 싶었는데 (여야가) 합의를 안해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지금 고성 산불이 굉장히 심각한 거 같다. 안보실장은 위기 대응의 총책임자다. 그래서 양해를 구했더니 그것도 안된다 해서 안타깝다"며 "대형 산불이 나서 민간인 대피까지 하고 있는데 대응해야 할 책임자를 우리가 이석시킬 수 없다고 해서 잡아놓는 것이 옳은지 저는 잘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이에 나경원 원내대표는 "운영위원장 발언에 심한 유감을 표한다. 거기에 여당 원내대표가 아닌 운영위원장으로 앉아 있는 것"이라며 "운영위원장으로서 공정하게 진행해 달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희도 정의용 안보실장을 빨리 보내드리고 싶다"면서 "그러면 (질의)순서를 조정하셨으면 된다. 여당 의원들 말고 먼저 우리 야당 의원들 하게 했으면 조금이라도 빨리 가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당 송석준 의원은 질의시간 5분을 넘기며 정의용 실장에게 연이어 질문공세를 이어가자 홍영표 원내대표가 막아섰다.

홍 원내대표는 "지금 화재 3단계까지 발령이 됐고 전국적으로 번질 수도 있는 화재라고 한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질의하고 그렇게 하시겠냐"며 "이런 위기상황에는 그 책임자가 이석토록 해야 하는 기본적인 문제의식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정의용 실장은 오후 10시30분이 넘어서야 이석할 수 있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에 맹비난을 퍼부었다.

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보도 가운데, 산불 재난사태 안보실장 잡고 안 보내준 '국회'가 아니라 '자한당'"이라며 "정확한 사실은 외면하고 무작정 국회를 비판하는 건 정치불신만 키우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참고로 국회 운영위에서 자한당으로 인해 정의용 안보실장은 밤 10시 38분,비서실장은 밤 11시 30분이 되어서야 이석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야당 너무한다. 산불이 속초로 번져 주유소 폭발, 30명 고립, 기숙사가 위험한 상황인데 국회 운영위는 재난대비 책임자인 정의용 실장을 붙들고 질문에 질문을 하다 밤 10시50분에야 돌려보냈다"면서 "질문이 중요하냐 생명이 중요하냐"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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