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시스

(이진화 기자) 반도체 등 수출 부진으로 지난 2월 상품수지 흑자가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경상수지는 사상 최장기간인 8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54억8000만달러로 지난 2014년7월(54억2000만달러) 이후 4년7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경상수지는 36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5월 이후 82개월 연속 흑자를 낸 것이다. 지난 1월(28억2000만달러 흑자)보다는 규모가 확대됐으나 1년 전 같은 달(39억달러)에 비해서는 흑자폭이 축소됐다.

이 같이 상품수지와 경상수지가 줄어든 것은 반도체 단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석유류 수출이 부진해진데다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세 등에 영향을 받은 탓이다.

이처럼 수출이 줄어든 가운데 수입은 더 큰 폭으로 하락, 전체 상품수입(346억5000만달러)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2.1% 급감했다.

일각에서는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배당지급이 집중되는 4월에는 경상수지가 아예 적자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서비스 수지 적자가 개선 추세에 있고 상품수지, 국제유가 향방, 미·중 무역협상 추이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계절적 요인보다는 기조적 흐름을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17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달(26억1000만달러 적자) 수준보다 크게 개선됐다. 여행수지 적자도 같은기간 14억2000만달러에서 11억4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중국인과 일본인을 중심으로 입국자수가 늘어나고, 해외로 나간 내국인의 1인당 여행소비가 줄면서 적자 개선에 영향을 줬다.

지난 2월 입국자수는 120만2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5% 증가했다. 여행수입은 11억2000만달러로 소폭(1000만달러) 증가했다. 출국자수는 261만8000명으로 13.3% 증가했으나 여행지급은 22억6000만달러로 전년동월(25억3000만달러)보다 축소됐다. 운송수지도 5억7000만달러 적자에서 3억2000만달러 적자로 줄었다.

국내 사모펀드의 외국인 배당지급이 늘어나면서 본원소득수지는 3억6000만달러 흑자로 2018년8월(3억2000만달러 흑자) 이후 반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나타냈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34억3000만달러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10억3000만달러 줄어 2016년 2월(-3억8000만달러)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직접투자관계 기업간 상품수입이 둔화되면서 신규 외상매입액보다 상환 금액이 더 커진 영향이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29억500만달러 늘어 두달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61억달러 증가하며 2015년 9월 이후 4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16억1000만달러 늘었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