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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기자) 지난해 한국의 혼인율이 역대 최저 기록을 다시 썼다. 이는 결혼 적령기인 30대 초반 남성, 20대 후반 여성이 취업난 등 영향으로 혼인 건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20일 공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지난해 5.0건을 기록했다.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였던 전년(5.2건)보다 0.2건 더 감소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 또한 25만7600건으로 1972년 24만4800건 이후 46년 만에 가장 적었다. 2012년 이후 7년째 줄어들고 있다.

30만명대 후반~40만명대 초반을 유지하던 혼인 건수는 2000년 33만2100명을 계기로 30만명대 중반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2016년 20만명대에 접어든 뒤 계속 감소 중이다.

성·연령별로 보면 남성은 30대 초반(30~34세)에서, 여성은 20대 후반(25~29세)에서 혼인 건수가 가장 많이 줄었다.

남성의 경우 30대 초반이 5300건(5.4%), 여성은 20대 후반이 3300건(3.5%) 감소했다. 30대 초반 여성은 2800건 줄어들어 20대 후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감소했다.

30대 초반 남성, 20대 후반 여성은 전(全) 연령대 중 혼인 건수가 가장 많은 나잇대다. 결혼 적령기에도 혼인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그 원인으로 통계청은 인구구조적인 문제와 경제 여건 악화,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을 꼽았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0대 초반 남성, 20대 후반 여성은 혼인 건수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혼인율도 함께 감소하고 있다"면서 "30대 인구가 줄어들고 전셋값이 오르는 등 혼인에 필요한 경제 여건이 나빠졌으며 각종 설문조사에서 '꼭 결혼할 필요는 없다'고 응답하는 젊은 남녀가 늘어나는 등 가치관도 바뀐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인구구조적인 문제와 가치관 변화는 추세적이라 당장 해결하기가 어렵다"면서 "20~30대의 소득과 주거 여건 등 경제적인 요인이 개선돼야 혼인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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