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한 지난해 3분기 말 GDP대비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96.9%로 전 분기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한국 경제의 잠재적 ‘뇌관’으로 손꼽히는 가계빚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증가속도도 여전히 빠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곳곳에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한 지난해 3분기 말 GDP대비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96.9%로 전 분기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BIS가 통계를 집계한 세계 43개국 가운데 중국(1.2%포인트)에 이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17일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한국의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6.9%였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한국의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0.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중국(1.2%포인트) 다음으로 큰 상승폭이다. 칠레(0.6%포인트), 프랑스·러시아·브라질·프랑스(0.4%포인트)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18분기 연속으로 상승해 상승기간 역시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 상승세가 이처럼 가파르게 오른 것은 2014년 중반 정부가 대출규제를 대폭 풀고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면서부터다.

한국 가계부채는 규모가 크고 증가율이 높은데다 소득 대비 부담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작년 3분기 한국의 DSR(Debt Service Ratio·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12.5%로 전분기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가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을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DSR 지표가 1999년 1분기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한은에서 발표하는 통계치를 기준으로 해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가계신용 증가율은 5.8%로 명목 GDP증가율(3%)의 두 배 수준에 달한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199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BIS 통계가 있는 17개국 중 작년 3분기에 DSR가 상승한 국가는 한국과 핀란드, 캐나다 등 3개국뿐이다. 각각 0.1%포인트씩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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