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차를 타고 올 것으로 알려진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공안 등 관계자들이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송승화 기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미 하노이행 전용열차로 이동 중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5일(현지시간) 워싱턴을 출발해 26일 베트남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경우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면담 등 베트남 공식 방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3월1일 또는 2일까지 하노이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차 정상회담 의제조율을 위한 실무진들의 접촉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정상회담 의제 관련 실무협상을 하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를 각각 수석대표로 한 양국의 협상단은 전날에도 만나 협상을 이어갔다.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현재 북미 간 의제 협상은 본국의 지침을 받으며 문안을 다듬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양측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공유했던 비전을 2차 회담을 계기로 구체화해야 한다는 데 대한 공감대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두고 양국이 막판까지 의제 조율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 이견을 최대한 좁히기 위해 북미 실무협상단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만남을 거듭하며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하면서 우리 측 당국자들의 하노이 현지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우리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소속 부서 관계자들은 22일 하노이에 도착해 실무협상 상황을 공유하고 협상 전략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하노이 현지에 있는 우리 측 취재진들을 지원하기 위해 외교부 대변인실을 포함한 직원들도 이날 2차로 하노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정상회담이 임박하자 비핵화 낙관론을 피력하고 나섰다. 그는 "김정은은 핵이 없다면 북한이 세계 어느 곳에서나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비핵화의 따른 보상으로 북한의 경제적 비전을 재차 부각하면서도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결단도 거듭 압박했다.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와 CNN방송에 출연해 "또 다른 북미정상회담을 열어야 할 수도 있다"면서 2차 정상회담의 성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협상 조율이 잘 되거나 안 되고 있을 수 있지만 (합의문은)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춰서 나올 것이다. 북미가 서로 판을 깨지 말아야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며 "북미가 북핵과 미사일 동결의 '스몰딜'을 하면서 넘어갈 것이다. 북한이 완전히 판에서 나가지 않는다면 미국도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대화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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