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마을법률지원단의 노력이 광주에 정착한 독립투사 후손들의 인권보호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

(김성대 기자) 광주YMCA시민권익변호인단(윤춘주 단장)의 지원을 받아 광주지역 변호사와 노무사로 구성된 고려인마을법률지원단(단장 강행옥)의 노력이 광주에 정착한 독립투사 후손들의 인권보호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법률지원단은 지난 2017년 8월 출범한 이후 매주 월요일 광주고려인마을에서 무료 법률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무료법률지원은 총 74회 594건에 이르고, 사례분석에 따르면 임금체불이 536건(90%), 산재 17건(3%), 비자문제 15건(3%), 기타 교통사고·부동산임대차·채권채무 21건(4%)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 상담 건 수 중 가장 많은 임금체불은 개인당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다양했으며, 퇴직금을 떼인 노동자들도 수십 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상담 건수의 90%가 임금체불일 정도로 고려인 대부분이 노동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고려인마을법률지원단은 앞으로 고려인의 상황을 악용해 임금체불을 일삼는 악덕 업체의 근절을 위해 소송구조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광주YMCA시민권익변호인단은 소송구조 변호사로 고려인마을법률지원단장인 강행옥 변호사를 선정하고 소송구조에 따른 비용은 광주YMCA기금을 우선 투입해 임금체불 업체에 대한 소송 및 구제 활동을 적극 펼쳐 나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무료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강행옥 변호사는 “상담 과정에서 일부 업주들은 고려인에 대해 이주 노동자보다 못한 대우와 임금체불 등 불법을 일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뼈아픈 역사를 가진 동포들이 제대로 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악덕사업주들은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에 정착한 독립투사 후손 고려인동포 수는 4000여 명으로 경기도 안산에 이어 가장 많은 수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려인들 사이에서는 광주에서 각종 법률·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광주시민들은 정이 많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광주를 최종 정착지로 삼아 이주하는 고려인동포 수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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