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출 확대로 DGP 2.6% 성장

금리인상 효과는 계속 지켜봐야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요인 꼽아

미국 통화정책 급변 가능성 낮아

미·중 갈등 계속 땐 수출에 부담

가계부채 줄겠지만 더 지켜봐야

(이진화 기자) 한국은행이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완화적 통화정책기조를 유지해 가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우려했다.

한은은 1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19년 2월)'에서 통화신용정책 운영·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대내외 불확실성 추이, 영향을 고려해 성장과 물가가 예상 경로에 부합해 가는지를 면밀히 점검하고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p 인상하고 지난달 그대로 유지한 바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가 정부지출 확대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지만 한층 높아진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추이와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고 금리인상의 효과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수준(2.7%)보다 소폭 낮은 2.6%다.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국제금융시장 상황,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꼽았다.

최근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조절하고 나서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가 줄고, 시장금리 상승 제한 등으로 이어져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여전히 불확실성은 높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연준이 향후 경제상황 변화를 보면서 신중하게 통화정책을 운영할 것을 계속 강조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추이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과 관련해선 "목표 수준의 물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웃도는 성장과 고용 등 양호한 실물경제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과거에도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사이클은 중립금리 수준을 소폭 상회한 후 종료됐다"며 "시장에서는 연준이 통화정책 기조를 급격하게 전환할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 상황에 대해서는 "일부 완화 조심이 있으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양국 갈등에 통상, 외교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있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갈등 심화시 우리나라 수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미국 등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로 확대됐다가 최근 완화된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한은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아 상황 변화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97%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졌으나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둔화추세가 이어지겠지만 총량 수준이 이미 높은데다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대출 수요 등으로 둔화속도가 완만하다는 점에서 지속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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