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정부의 지난 9.19남북군사합의로 실시한 3.8선 감시초소, 비행금지구역 설정, DMZ 내 비무장화 등은 비교적 위험하지 않을 수 있지만, 한강하구 물길을 열어주는 군사합의 후속조치는 국가안보에 결정적 약점을 들어낸 조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직 국방장관들과 성우회(예비역 육,해,공 장성)등 400여명은 즉각 9.19남북군사합의 철회, 정경두 국방장관 퇴진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한강하구 개방 내용을 살펴보면, 국방부와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말 실시한 남북 공동수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강 하구의 남북 공동이용수역 해도(海圖) 제작을 마치고 지난1월30일 판문점에서 남북 군사실무접촉을 갖고 북측에 해도를 전달했다. 9.19 군사합의 이행조치로 한강하구 해도 전달을 위한 남북 군사실무접촉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에서 전달했다는 것이다.

우리 측에선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과 남측 공동조사단장인 윤창희 해병대 대령, 황준 해수부 수로조사과장 등 5명이, 북측에선 함인섭 육군 대좌(우리 군 대령), 북측 공동조사단장인 오명철 해군 대좌 등 5명이 참석했다. 한강하구 해도와 조사결과 보고서 등을 북측에 전달하고 양측 공동수로 조사단장들이 서명한 뒤 한강하구 민간 선박 자유항행 관련 실무 문제도 협의했다. 남북 양측은 4월 1일부터 민간 선박의 한강하구 자유항행을 시범적으로 허용하고, 선박 항행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미 남북은 각각 10명씩 공동조사단을 꾸려 지난해 11월 5일부터 12월 9일까지 강화도 말도~경기 파주시 만우리 구역(길이 약 70㎞, 면적 약 280㎢)에서 수로측량 및 조석 관측 등 공동수로조사를 실시했다. 한강하구는 군사분계선이 없어 1953년 정전협정 후 우발적 충돌 우려 때문에 민간 선박 항행이 제한됐지만 지난해 군사합의를 통해 민간 선박의 자유항행에 대한 군사적 보장이 합의됐다.

이번에 제작된 해도는(1:6만 축척) 공동이용수역의 수심, 해안선, 암초 위치 등이 표기됐다. 남북 공동이용수역은 크고 작은 간사지와 사주(하천에서 유입된 토사가 해안과 나란히 퇴적된 해안지형)가 넓게 분포돼 있고, 수심이 1m 미만인 곳도 많았다. 수심 2m 이상인 최적 항로는 강화도 말도부터 교동도 서쪽까지, 강화도 인화리에서 월곶리 앞까지로 확인됐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상반기 중 기존에 제작한 주변 해역 해도와 연계한 전자해도 및 종이 해도도 추가로 제작하고, 오는4월부터 시범 운행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강하구의 실상은 어떤가, 북한의 무장공비가 제일침투하기 좋은 곳으로 이후 80년, 83년, 97년 임진강 하구 침투, 99년 등 10여 차례 북한 반잠수정이 침두 했던 곳이다. 최근 탈북 한 북한 특수부대출신의 증언에 따르면 한강하구 침투훈련 특수부대를 양성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특히 북한특수부대 반잠수정이 물길을 잘 몰라 좌초되어 우리군 해병대에 잡힌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남북이 공동 이용할 경우 어선으로 가장한 북한 선박들이 강화 교동을 지나 한강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북한특수부대가 개성에서 출발한다면 20~30분이면 서울에 침투할 수 있다. 도한 고양시와 김포시 한강철책 선을 단계적으로 제거하게 되어 있는 가운데 김포대교에 설치된 신곡수중보가 있지만 수중보에서 고양시나 김포시로 침투하면 서울 여의도 까지 거침없이 침투할 수 있다.

남북 간에 화해분위기일 때는 도발하지 않겠지만 국방안보에 예외란 있을 수 없다.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 단은 출범식에서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국의 안보 역량만 일방적으로 무력화, 불능화시킨 9.19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는 대한민국을 붕괴로 몰고 가는 이적성 합의서 규정, 조속한 폐기가 그 정답"이라고 주장 했다.

9.19 군사 분야 합의가 성우회는 물론 국방안보를 우려하는 많은 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경두 국방장관은 최근 국회국방위에출석해서도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서 반대를 주장하는 단체들에게 설득만 하려는 군의 태도가 더욱 국방안보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한강하구 수로 길을 남북이 공동 이용하도록 하는 세부정보까지 조사하여 도면을 만들어 북에 준다는 것은 유사시 “서울의 대문을 활짝 열어놨으니 북 특수부대가 아무 때나 서울을 점령해도 된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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