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마이크 펜스(왼쪽)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일과 28일 1박2일로 베트남에서 개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2월 27~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만날 것"이라며 정상회담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아직 할 일이 많지만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는 좋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에는 두 정상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약 5시간동안 만나 대화를 나눈 뒤 헤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담 기간이 이틀로 늘어났다. 일정이 늘어난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뿐만 아니라 식사를 함께 하면서 깊이있는 대화를 이어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측이 '1박 2일' 정상회담에 합의한 것은 모두 협상 의지가 그만큼 높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2차 정상회담 일정과 개최국을 공개하면서도 구체적인 개최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CNN 방송은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을 인용해, 베트남의 어떤 도시에서 정상회담을 열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하노이와 다낭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자국 대사관이 있는 하노이를, 미국은 다낭을 선호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특히 다낭에서 지난 201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열린 적이 있는 만큼, 미국은 현지의 치안상태에 대해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곳을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다낭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인터컨티넨털 호텔, 또는 하얏트 리조트 호텔이 회담장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경철 전 다낭 한인회장은 자유아시아(RFA)방송과의 지난 4일 인터뷰에서 "비밀리에 (미국 요원들이) 들어와 있다고 들었다. 최근엔 공안들이 베트남 사람뿐만 아니라 외국인에 대한 보안 검색도 시작했다. 큰 정치 행사가 예정돼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낭에서 20년 간 거주해온 이 전 회장은 "외국 언론에서는 하얏트 리조트 호텔을 정상회담 예상 장소로 많이 보도하고 있지만 관광객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라 회담장으로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손트라 반도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서 보안상 아주 유리한 인터콘티넨탈 호텔이 회담 장소로 적합하다는 게 이곳 사람들의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경기도 오산 미군기지에서 수송기를 타고 평양으로 날아간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귀환 일정을 못박지 않았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명시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설립 ▲한반도 지속·안정적 평화체제 구축 등 3개 축을 놓고 끝장토론 방식의 실무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건 대표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 비건 대표의 방북 실무협상에서 미국은 비핵화 출발점으로 지난해 9월 북한이 남북 평양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영변 핵시설 폐기 조치에 우라늄 농축시설 동결 등 추가적인 비핵화 행동을 요구할 거라는 관측이다.

반면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것은 체제 안전과 제재 완화다. 이를 위해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요구하는 것이다.

새로운 관계 수립의 첫 단계는 연락사무소 개설이다. 다만 현 단계에서는 당장 개설을 약속하기보다 전향적 검토를 약속하는 선에서 합의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북한의 핵 사찰 수용과 연계, 사찰단이 상주할 수 있는 형태의 공간을 만드는 방안이 비중 있게 다뤄질 거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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