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이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8년 1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한국 경제가 긴 ‘겨울잠’에서 좀처럼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생산은 전년보다 1.0% 증가하는 데 그쳐 연간 증감률은 2000년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다. 생산과 투자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12월에도 동반 감소했다.

현재 및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째 동반 하락했다. 그만큼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목소리는 더 커졌다. 이처럼 두 지표가 동반으로 오랜 동안 하락한 건 통계청이 경기 순환기를 따지기 시작한 1972년 3월 이후 처음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기타운송장비에서는 늘었지만 자동차·반도체가 큰 폭으로 줄어 전달보다 1.4% 감소했다.

자동차의 경우 완성차 수출이 줄고 관련 자동차 부품의 국내·외 수요가 부진했던 탓에 -5.9% 감소했다. 반도체는 서버용 디램(DRAM) 등에서 수요가 감소했고 모바일용 메모리 수요도 줄었다. 지난해 7~9월 이후 재차 2개월 연속 뒷걸음질 친 것이다.

이에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전달보다 0.4%포인트(p) 하락한 72.7%를 기록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자동차, 차량 연료 등 판매가 늘어 전달보다 0.8% 증가했다. 전월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연말 가격 할인 등으로 판매가 호조를 보였던 덕이다.

설비투자는 0.4% 감소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5.1%) 투자가 늘었지만,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2.4%) 투자가 감소한 탓이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p 하락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전월보다 0.2p 하락했다.

특히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개월 연속 하락했는데,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쳤던 지난 1997년 9월부터 1998년 8월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이와 관련해 경제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생산과 투자가 지난달에 이어 조정받았으나 소매판매는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건설투자는 5개월 만에 증가했다"며 "연간으로는 생산이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는 증가세가 확대됐다. 다만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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