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재하는 2019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주총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던 국민연금이 조양호 회장 일가의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위원 다수의 찬성으로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을 의결했다.

수탁자책임전문위의 경영참여 주주권행사 결정은 이르면 이달 안에 날 전망이다.

박능후 장관은 16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올해 첫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경영참여 주주권행사 결정을 수탁자책임 전문위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쪽으로 다수 의견이 나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주주권을 어떻게, 어떤 범위로 행사할 것인지에 대해 수탁자책임전문위의 판단을 기초로 하자는 의견이 제시돼, 부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일부 기금위 위원들이 안건을 부의하지 말고 해당 기업에 책임 있는 대화를 좀 더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화를 추진하면서도 수탁자책임위에 안건을 부의해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기초 자료를 마련하자는 게 다수의 의견이어서 이 안을 부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제안에 기금운용위원회 구성원 다수가 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이찬진 위원(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이 제기한 '대한항공,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 안건'에 대해 기금위원 11명 가운데 8명이 동의했다.

이달 초 전체 기금위원 20명 가운데 11명은 대한한공과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 관련 의견을 제출했다. 이 중 8명이 동의했고 3명은 반대했다. 정부 측 당연직 위원 5명은 의견을 내지 않았고, 지역가입자대표 6명 가운데 3명도 회신하지 않았다.

주로 사용자대표가 반대했고 근로자대표가 찬성했다.

반대 의견을 내놓은 곳은 사용자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와 지역가입자대표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다.

찬성한 곳은 근로자대표인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과 지역가입자대표로 참석한 한국공인회계사회, 참여연대, 그리고 관계전문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이다.

이찬진 위원은 지난해 12월14일 기금위에서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 주주권행사 및 여부 범위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검토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찬진 위원은 "대한한공, 한진칼 관련 대주주의 주주가치 훼손 행위에 대한 경영상의 책임 문제에 대해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계의 여론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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