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뉴시스

(박진우 기자) 법원 노동조합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검찰 공개 소환 전 대법원 내 입장 발표 계획에 반발해 봉쇄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법원노조)는 11일 오전 8시30분께부터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을 막아서는 방식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입장 발표에 대한 봉쇄 행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참여 인원은 40여명 규모로 관측된다.

법원노조는 "양 전 대법원장이 서야할 곳은 검찰 피의자 포토라인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법원 내 적폐 세력을 결집시켜 자신들의 재판에 개입하게 하려는 마지막 도발을 저지할 것"이라며 각 지부 대표 등을 상대로 소집 통보를 했다.

법원노조는 "사법농단의 정점에 있는 양 전 대법원장의 대법원 기자회견 진행은 끝까지 법원을 자극해 혼란을 야기하려는 것"이라며 "양 전 대법원장이 기자회견을 대법원에서 하려는 것을 원천봉쇄하겠다"고 주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1일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에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는다. 검찰의 전직 대법원장 공개 소환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출석 전 대법원에 들러 대국민 입장을 밝힌 뒤 검찰청으로 향할 계획이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대법원 경내에서 입장 발표가 어려울 경우 정문 앞에서라도 진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법원노조는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에 들어서지 못하도록 대법원 정문을 막아서고, 다른 경로로 경내에 들어와 입장 발표를 시도할 경우 포위하는 식으로 저지 행동을 구상 중인 것으로 파악돼 양 측의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피의자 신분인 양 전 대법원장이 법원 내 자신의 세력을 결집하기 위해서거나 향후 있을 자신의 재판 등을 염두에 두고 후배 판사들에게 일종의 신호를 보내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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