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10만 명대 아래로 추락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10만 명대 아래로 추락했다.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의 참담한 성적표다. 실업자 수는 3년째 100만 명을 넘어서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다. 실업률도 12월 기준으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3.8%까지 치솟았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82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7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12월 기준으로는 3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가 앞서 제시했던 전망치(10만명)도 밑돈다. 전년도인 2017년(31만7000명)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취업자 수 증가폭 둔화에 대해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전체 인구 증가폭 축소, 자동차 등 제조업 부진, 자영업 부진에 따른 서비스업 분야 구조조정 등이 겹쳤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는'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5000명·6.5%), '정보통신업'(5만5000명·7.0%), '농림어업'(6만2000명·4.8%),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5만2000명·4.9%) 등에서 증가했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 직격탄을 맞은 도매 및 소매업'(-7만2000명·-1.9%), '숙박 및 음식점업'(-4만5000명·-2.0%)에선 감소했다.

좋은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에서도 5만6000개 일자리가 사라졌다.

연령별로는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30대와 40대의 취업자 수가 줄었다. 특히 40대에선 11만7000명이나 줄었다. 지난 1991년(-26만6000명) 이후 최대 폭 감소다. 30대에서도 6만1000명 줄어들었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를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4만5000명(2.6%)는 증가했지만 임시근로자(14만1000명·-2.8%)와 일용근로자(5만4000명·-3.6%)는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4만3000명(2.7%) 늘었다. 그러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8만7000명(-2.1%), 무급가족 종사자는 9000명(-0.8%)이 감소했다. 과당 경쟁에 업황 부진으로 고용원 없는 영세자영업자가 타격을 받았다.

실업자는 107만3000명으로 또 100만명을 넘겼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실업자 규모가 100만명을 넘긴 건 2016년 이후 벌써 3년째다.

실업률은 3.8%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1년(4.0%)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청년(15~29세)실업률은 9.5%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개선됐다.

고용률은 60.7%로 전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6%로 1년 전과 같았다.

한편 지난해 12월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은 11.5%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15~29세) 고용보조지표3은 1년 전보다 1.0%포인트 상승한 22.6%였다. 연간으론 22.8%를 나타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인구를 보여주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628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4000명(0.6%) 증가했다. 이중 취업을 위한 학원·기관 수강 등을 포함한 취업준비생은 69만3000명으로 2만4000명(3.6%) 늘었다.

한편 이번 고용지표의 배경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전환, 온라인화와 무인화의 확산 등 인구·산업구조 변화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기재부는 또 "상용직 근로자 증가, 임금 상승폭 확대,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가 등 고용의 질 개선추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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