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김천 국장 최규목

 

2018년은 김천제일병원의 분만 산부인과 와 산후조리원 적자운영에 대한 김천시 지원여부를 놓고 시의회 와 김천시가 공방으로 얼룩진 한해였다.

 

*김천시의회 왜 이러나? 3회에결처 산후조리원 지원관련 조례안 부결,보류

문제는 김천시에 하나밖에 없는 산후조리원인 김천제일병원 산후조리센터가 적자운영으로 향후 지속적인 운영 여부를 고민하고 있어 김천시가 공익차원에서 산후조리원 지원책을 마련 2017년 11월 시 의회에 조례안을 상정했으나 상임위원회인 자치행정위원회에서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부결 처리됐다.

지난해 7월 제8대 시 의회가 출범 후 김천시 관계자는 산후조리원 지원관련 조례안을 재 상정하며 해당 상임위원들께 일일이 찾아가 지원의 시급함을 누차 설명했으나 이 역시 개인병원 지원 특혜시비 외 여러 이유로 보류 확정 됐다.

급기야 자치행정위원장이 일부 반대의원들과의 상정논의가 어렵게 되자 단독으로 직권 상정했다. 지난 12월 19일 김천시의회 제200회 2차 정례회 기간 중 자치행정위에서 격론을 벌였으나 산후조리원 지원관련 조례안은 결국 3회째 보류되어 2019년으로 또 한해를 넘기는 조례안으로 남았다.

 

*김충섭 시장 산후조리원 폐업 고려 부탁도 수포로

그동안 2018년 12월 31일자로 산후 조리원을 폐업 하겠다고 한 김천제일병원 강병직 이사장을 김충섭 김천시장이 만나 시에서도 방안을 강구하고 있음을 전하며 폐업만은 고려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강 이사장은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12월 31일자로 병원 관계자는 폐업을 신고해 김충섭 시장의 노력도 수포로 돌아갔다.

이는 김천시의회 제 200회 정례회에서는 꼭 가결 될 것으로 기대하고 조례안에 따라 지원 하면서 김천유일의 산후조리원 폐업을 막아 보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천시보건소 손태옥 소장은 “이러한 사태를 우려해 2017년부터 대응책을 강구해 김천시 의회에 조례안 가결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노력을 모두 기울였지만 최악의 사태가 오고 말았다”며 “당장 발등에 불은 꺼야하는데 어찌해야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경기도는 도내 출산 산모를 위해 발 벗고 나서

경기도는 여주시(인구12만명)에 공공산후조리원을 50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14실 규모로 2016년부터 건설 중에 있으며 금년 3월경 개원 예정이다.

예상되는 운영비는 년간 7억~8억원 정도, 운영수입은 5억~6억원 정도로 매년2억~3억원의 적자운영을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감가상각과 매년 인건비 상승 등을 고려하면 적자폭은 더 커질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경기도와 여주시는 산모와 아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도민의 호응 또한 뜨겁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기도는 시.군 공모를 통해 포천에 54억원을 들여 “경기 북부 산후조리원”을 14실 규모로 금년에 사업을 착수해 2021년도에 준공예정이다. 설치비와 운영상 손실비용의 70%를 경기도가 부담한다.

많은 지자체들이 인구증가 정책의 일환으로 여러 방안을 강구 하고 있는 반면, 인구 15만명의 김천시도 김천제일병원의 분만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운영이 공익적 차원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아 5년 동안 5억원(1억원/년) 지원을 서둘렀으나 김천시의회의 부결, 보류를 거듭하는 동안 유일한 산후조리원을 폐업으로 내몰아 이제 그 하나마져도 없는 시가 됐다. 호미로 막을 것을 이제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됐다. 김충섭 김천시장이 기회 있을 때마다 시민들에게 약속한 “아이 낳기 좋은 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과는 거꾸로 가고 있다.

 

*이젠 경상북도 김천의료원이 나설 때

김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김천제일병원이 산후조리원폐업에 이어 분만 산부인과 운영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김천에는 산부인과 병원이 8곳이 있으나 분만 산부인과는 김천제일병원 한곳이다. 이와 관련 경상북도 김천의료원은 딱히 공익병원으로서 대책을 마련한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김천제일병원이 폐업을 한다면 공공의료기관인 김천의료원이 해야 되지 않겠냐?”는 입장 표명을 해왔다.

김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절박한 사정을 접한 경상북도의회와 경상북도 보건환경국장은 공공의료기관인 김천의료원이 최대한 조속히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김천시의회 일부 반대의원 또한 민간병원 지원보단 더 큰 예산을 지원 하더라도 공익성이 있는 김천의료원에 지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김천시민을 위해서도 좋다고 했다.

그러나 경상북도가 지원을 지금 당장 결정해 사업이 이뤄지더라도 김천의료원이 분만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을 정상운영하기 까지는 최소 3년 이상 소요 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김천시 산모들은 인근 구미나 대구까지 가서 분만 및 산후 조리를 해야 하는 불편을 피할 수 없다.

물론 김천의료원이 분만 산부인과를 운영 하더라도 꼭 산후조리원을 함께 운영해야할 의무는 없다. 서울시나 광역시와 같은 대 도시는 산후조리원은 민간이 운영하고 있으나 지방 소도시는 사정이 아주 다르며, 김천제일병원의 산후조리원 폐업이 그 예다.

사정이 그렇다면 김천의료원이 분만 산부인과 운영과 더불어 분만하는 의료기관이 산후조리까지 감당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그렇게 하는 것이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김천의료원이 대책을 마련해 최대한 빨리 김천시 산모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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