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사진=청와대 제공)

(곽정일 기자) 청와대의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백지화와 관련해 여당과 야당이 정초부터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여당은 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빌미로 정치공세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야당은 애초에 실현이 불가능한 공약을 속인 것이라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제와 관련해 "공약을 폐기하겠다는 게 아니라 단기간 실현이 어려워 국민들에게 그간 검토한 것을 말씀드리고 양해를 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것을 두고 야당이 공격하는 것은 지극히 소모적이고 정치적 공세 수준이라 보인다. 더는 이 문제를 정치적 공세나 소재로 삼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화문 대통령 시대의 축은 두 가지, 하나는 대통령이 국민 눈높이에서 소통하고 개방적 방식으로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집무실을 시민들이 있는 광화문으로 이전한다는 것"이라며 "광화문 집무실 이전은 광화문 광장의 재구조화 작업과 같이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검토될 것이고 경복궁과 청와대, 북악산 연결 작업을 지속 추진할 거란 점은 야당도 충분히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광화문 이전)공약을 믿고 표를 줬는지 모르겠지만, 애초 허언 거짓이 되거나 물거품 될 공약이란 생각이 강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역량을 상징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다 검토됐으나 공식적으론 안됐다"며 "그것을 대통령 제1공약으로 삼아 선언한 것은 몰라서 그런 공약을 했거나 아니면 그동안 있었던 일을 짚어보지도 않고 국민을 속이기 위해 공약을 했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혹평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지난 5일 논평을 통해 "문 정부의 공약은 선거 때만 말이 되는 공약이냐"지적하며 "무능은 팩트, 위선은 일상, 거짓말은 현재 진행형인 문재인 정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말만 번지르르한 정권이 아닐 수 없다"며 "현실성 없는 거짓공약으로 국민을 우롱한 문재인 정부는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광화문 이전 백지화`에 대한 비판에 대해 "전면 백지화라는 표현은 틀린 이야기"라며 "청와대 관저 이전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담당자인 유홍준 교수님도 (관저 이동에)동의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당장 힘들겠지만 (유 교수가)물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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