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새해 첫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뉴시스

(송승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새해 첫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논의가 속도감 있게 추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거나 실험하거나 다른 이들에게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그대로 인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이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구체적인 시기나 장소는 밝히지 않았지만 북한과의 협상 의지가 있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1일 오후 KBS '신년기획 한반도의 미래를 묻다'에 출연해 "(북한은) 종전선언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미국과 상당히 교감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북미 간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도 ‘파격형’인 두 정상의 성향상 경고나 부정적 메시지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해 한다고 분석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조선중앙TV를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왔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협상에 참여한 적 있는 로버트 칼린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위원은 "미국은 북한이 의미하는 바를 밝혀낼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비핵화) 진전을 위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올리브 가지를 뻗었지만 그 가시가 매우 날카롭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비핵화 성공'을 지키고 싶다면 또 다른 정상회담을 준비하란 얘기"라고 분석했다.

북한과 미국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뉴욕채널과 판문점채널을 가동하면서 계속 소통하고 있지만 11월 8일 이후 두 달 넘게 연기된 고위급회담 개최를 위한 협의까지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것이 협상 진전을 위한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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