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4.1% 증가… 5년 만에 최대

하위 20% 증가율 5.6%로 가장 커

1억원 이상 고소득 가구는 13.9%

가구당 평균부채 규모 7531만원

담보대출 등 금융부채 72% 차지

40대 가구에서 큰 폭으로 불어나

상·하위 간 자산 격차 더 벌어져

50대 가구 4억8021만원으로 최다

은퇴가구 60% 생활비 충당 곤란

그래픽=뉴시스

(이진화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소득이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구의 평균 소득은 5705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4.1% 증가했다. 가구 평균 자산은 올해 처음으로 4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부채도 크게 늘어 평균 7531만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채 증가세는 40대와 임시·일용직 가구에서 두드러졌다.

20일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소득은 5705만원으로 나타났다. 2016년(5478만원)에 비해 4.1% 증가한 것인데 이 증가폭은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폭이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증가율이 5.6%로 가장 컸고,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소득은 1분위 다음으로 크게 늘었다.

가구소득 분포를 보면 1000만∼3000만원 구간이 24.5%로 가장 많았다. 1억 원 이상 고소득 가구는 13.9%로 나타났다. 1000만원 미만 가구는 9.3%였다.

연령별로는 가구주가 30세 미만인 가구와 60세 이상인 가구에서 1000만∼3000만원 구간 비율이 가장 높았다. 각각 41.3%, 36.0%가 이 구간에 있었다.

가구소득 가운데 근로소득은 3639만원으로 전년대비 4% 증가했고 사업소득은 1244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2.2% 증가했다. 공적이전 소득은 7% 내외의 높은 증가가 이어졌다.

부채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7531만원으로 지난해(7099만원)보다 432만원(6.1%) 늘어났다. 부채를 지닌 가구 비율도 1년 전보다 0.2%포인트 증가한 63.7%로 집계됐다.

이중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신용카드 관련대출 등 금융부채가 평균 5446만원으로 전체 부채의 72.3%를 차지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405만원(8%) 증가한 수준이다. 나머지 부채인 임대보증금도 2085만원으로 전년대비 27만원(1.3%) 늘었다.

빚은 40대 가구에서 큰 폭 불어났다. 이들 가구주의 평균 부채는 9896만원으로 지난해(8637만원)보다 14.6% 급증했다. 그동안 가장 많은 부채를 보유했던 50대(8602만원) 수준을 추월했다. 50대 부채는 되레 1년 전보다 0.8% 감소했다. 30대 가구주의 부채도 13.8% 늘어난 7873만원으로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30~40대 부채가 늘어난 것은 빚을 내 주택 마련 등에 나선 가구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폭증했던 30세 미만의 청년층 부채는 2397만원으로 전년대비 0.2% 늘어나는데 그쳐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60세 이상 고령층 부채는 5385만원으로 3.6% 늘었다.

다만 가계의 재무건전성은 소폭 나아졌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자산대비 부채 비율은 18.1%로 지난해보다 0.2%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부채가 늘긴 했으나 평균 자산(4억1573만원)도 지난해 수준(3억8671만원)보다 7.5% 증가한 영향이다.

가구당 자산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처음으로 4억 원을 넘었다. 다만 상위 20%와 하위 20%간 자산 격차는 지난해에 비해 더욱 벌어졌다. 평균 자산이 늘어나고 있지만,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3억4042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8% 증가한 수준이다. 소득 5분위별 자산은 모든 분위에서 증가했다. 다만 소득 수준이 비교적 낮은 1분위(하위 20%)와 2분위는 평균(7.5%) 이하의 자산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5분위(상위 20%) 자산 증가율은 평균을 웃돌았다.

1분위 자산은 1억3332만원으로 전년 대비 7.3% 늘었고, 2분위 자산은 2억3408만원으로 6.4% 증가하는데 그쳤다. 3분위 자산은 3억4407만원으로 8.4% 늘었고, 4분위 자산은 4억6128만원으로 4.6% 증가했다. 5분위 자산은 9억572만원으로 9.0% 불어났다.

결과적으로 소득 1분위 대비 5분위 자산 배율은 6.8배로 전년(6.4배)보다 더욱 확대됐다. 자산 양극화가 1년새 더욱 심화됐다는 의미다.

가구주 연령대별 자산은 50대 가구가 4억8021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40대는 4억4322만원, 60세 이상은 4억1202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30대는 3억1059만원, 30세미만은 9906만원이다.

가구주의 종사상지위별로 보면, 자영업자의 자산이 5억255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사용근로자가 4억6324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편 은퇴 가구 10가구 중 6가구가 생활비 충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를 예상하는 연령보다 실제 은퇴는 5년 빨리 찾아왔고 더 일하고 싶어도 은퇴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가구주의 예상 은퇴 연령은 67.5세였다. 가구주와 배우자의 월평균 최소 생활비는 197만원, 적정생활비는 283만원으로 조사됐다.

절반 이상의 가구가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가구주와 배우자의 노후 준비상황이 '전혀 안 된 가구'는 18.1%, '잘 되어 있지 않은 가구'는 35.7%였다. '잘 된 가구'는 9.8%에 불과했다.

가구주와 배우자 생활비 마련 방법으로는 '공적 수혜금'(31.4%)이 가장 많았다. '공적연금'도 30.3%나 됐다. '가족수입 및 자녀 등의 용돈'은 24.7%, '저축액·사적연금'은 4.1%였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