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소방서 예방안전과 예방안전팀장 박신식

12월은 한 해를 돌아보며, 희망찬 새해를 준비하는 시기이다. 이 달은 절기상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대설(大雪)과 낮의 길이가 점차 길어진다는 동지(冬至)가 속한 달이기도 하다. 또한, 기후상 한랭한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세찬 계절풍이 불고 매서운 추위와 갑작스런 폭설로 인한 시설물과 농작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12월 1일 전남 여수의 한 무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4층 30객실 규모의 무인텔 2층에서 시작된 불은 건물 전체로 연소 확대됐고, 내부에는 무려 50여 명이 넘는 투숙객이 묵고 있었다. 화재 당시 건물 내부에는 전기가 차단되어 자동출입문이 잠겼고, 투숙객이 3층으로 몰리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이날 화재는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30만에 진화됐지만, 투숙객 2명이 숨지고 5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숙박업소 사전적 의미는 “여관이나 호텔 따위와 같이 요금을 받고 손님을 숙박시키는 영업을 하는 곳“ 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무인텔은 ”사람이 없는 모텔“이란 뜻으로 직원을 대면하지 않고 요금을 결재하는 방식으로 성인 누구나 쉽게 출입이 가능한 곳이다.

이번 화재는 투숙객 대부분이 화재를 조기에 인지하지 못한 점과 시설내부의 피난ㆍ대피로를 찾지 못해 신속히 탈출할 수 없었다는 점. 그리고 피난을 도울 인력조차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총체적 무방비 상태였다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이처럼 무인텔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히 진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숙박업소 화재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한 안전이란 과연 무엇일까! 체계적인 안전을 추구하여 화재를 예방하고, 피해 최소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 필요한지 몇 가지 일러두고자 한다.

첫째, 화재예방과 비상구 확보가 필요하다.

모든 화재는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소방ㆍ전기ㆍ가스ㆍ수도 등의 시설물 안전관리와, 건축물의 불법 증축ㆍ용도변경ㆍ마감재 처리 등의 구조적 안전이 있다. 평소 관계인 스스로 화재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해 근원부터 철저하게 바르게 고치고 지켜 나가는 것이 화재예방의 지름길이다.

또한, 누구나 화재가 발생하면 제일먼저 비상구를 찾을 것이다. 비상구는 대부분 건물 중앙이나 복도 좌우측에 있는데, 이때 비상구가 잠겨 있거나 적치물로 인해 열지 못한다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특정대상물에서는 건물관리와 보안 등의 우려로 비상구를 폐쇄ㆍ변경하는 행위와 통로 적치물을 쌓아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건물 이용자의 안전을 저해하고 인명피해 확산을 일으키는 주요인이기에 반드시 관계인과 직원스스로 안전을 위해 비상구를 확보해 두어야 하고, 안전에 대비한 철저한 관리의식 개선이 필요하다.

둘째, 숙박시설의 피난구조설비를 최대한 활용한다.

숙박시설은 3층 이상부터 피난구조설비 인 완강기가 설치되어 있다. 완강기란 고층 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 벽면에 설치된 지지대에 본체를 걸고, 안전밸트를 몸에 착용해 지상으로 천천히 내려올 수 있게 만든 비상용 기구다.

이처럼 완강기를 사용하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위급상황에서 빠르게 탈출할 수 있다.

셋째, 관계인의 의한 자율안전관리 체계 확립과 국민의식이 개선돼야 한다. 화재는 무엇보다 초기대응이 중요하기에 평소 관계인에 의한 철저한 건물시설관리와 점검, 정기적인 소방훈련을 실시해 이용객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넷째, 피난안내 영상물 사용을 의무화가 필요하다.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특별법에서 정하고 있는 피난안내도 및 피난안내영상물 상영을 숙박업소와 같이 특수한 장소에서도 사용이 의무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인텔의 경우 무인정산기에서 시설물 소방안전과 피난안내 영상물과 간략한 소방안전 사항을 시청해야만 결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법제화 하여, 투숙객 누구나 건물의 비상구와 대피방안을 강구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

미래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 스스로 화재예방과 대처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소방안전을 생활화 해야 한다. 2018년을 마무리하는 12월 행복하고 안전한 사회 인프라 구축에 모두가 동참해줄 것을 당부하며, 뜻깊은 연말연시가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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