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장 정향미

아침저녁으로 코끝이 시리고 제법 한기가 느껴지는 동절기가 되었다. 따뜻한 이불속으로만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사람마다 다 같겠지만 엊그제 라텍스 위에 전기장판을 두고 사용하다 화재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듣고 겨울을 앞두고 한번쯤은 얘기하고 싶어지는 부분이 있다.

우리의 생활환경은 이미 석유화학제품이 대부분이다. 입고 있는 옷, 깔고 앉은 소파, 덥고 자는 이불, 장판, 내장재, 내부 인테리어 제품 등 어느 것 하나 화학제품이 아닌 것을 찾아볼 수 없다.

우리를 편리하고 안락하고 우아한 삶으로 이끄는 이것들은 불이 붙으면 우리를 바로 죽음으로 이끄는 치명적인 도구로 돌변한다. 매일 쓰고 있는 각종 전열기구, 가전제품, 화장실에서 멋대로 돌아가고 있는 환풍기, 어지러운 전기 배선과 먼지 속 전선을 타고 흐르는 전류 등 우리가 방심하는 동안에 그들은 소리 없이 점화원이 되어 우리를 급습하기도 한다.

겨울철 이러한 이유로 발생하는 많은 화재 중 가장 큰 요인은 난방기구 사용에 의한 것이며 매년 전체 화재 발생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0월, 11월에 각각 110여건 발생하던 화재가 12월로 들어서며 180여건으로 훌쩍 뛰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추워지는 날씨에 전기장판, 온풍기, 난방기 등의 사용이 급증할 뿐만 아니라 부주의한 사용으로 화재 발생률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겨울철 주로 전기를 매개로 하는 난방기구 화재 예방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회사와 가정 등에서 다양한 가전기기 사용으로 멀티탭의 사용이 늘면서 접촉 불량·과전류·과부하 등으로 큰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노후화된 멀티탭은 가급적 사용하지 말고, 개별 스위치가 부착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냉장고와 같은 고정 전력소모가 많은 전자제품은 반드시 콘센트에 직접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코드를 뽑아두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코드의 탈착을 반복하면 전선의 장력이 약해져 코드 손상에 따른 화재발생이 높으므로 코드가 꽂혀있는 멀티탭의 스위치를 차단해 대기전력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는 전기요, 전기장판, 전기히터 등 온열기구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반드시 안전인증을 받은 규격제품을 사용하고 보관 시 전기장판을 접어 두거나 켜둔 채로 외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불이나 요를 깔아놓고 장시간 사용하면 열이 축적되면서 전기장판의 내부온도를 과도하게 상승시켜 장판내부의 열선 피복을 녹여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재는 부주의, 무관심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예방이 가능하다. 기초 소방시설을 반드시 비치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해 유사시에 대비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활 속에서 화재예방을 습관화하고, 수시로 점검하고, 주의하는 것만이 소중한 내 가족과 재산을 화마로부터 지키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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