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보훈지청 보훈과장 최희

2017년도 권익위의 부패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국민들은 우리 사회가 청렴하다는 응답이 5.6%인 반면에 공무원은 58.1%가 청렴하다고 답변하여 일반국민들과 공무원간의 인식에 큰 폭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렇게 큰 폭의 인식 차이를 좁히기 위하여 서울남부보훈지청에서는 11.13.~11.16.을 청렴주간으로 정하고, 조선의 청백리 오리 이원익 선생님의 청렴정신을 배우기 위하여 경기도 광명에 위치한 오리서원과 충현박물관을 방문하였다.

조선의 석학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이 한 사람으로서 사직의 평안과 위태가 달라졌고, 이 한 사람으로써 백성의 여유로움과 굶주림이 달라졌다”고 찬탄하며 역대 최고의 재상으로 꼽은 이가 바로 ‘오리(梧里) 이원익’ 선생님이다.

조선 역사상 가장 백성들에게 인기 있는 정승이었다는 ‘오리 이원익’선생님은 황희 정승과 함께 대표적인 청백리의 한 분으로, ‘오리정승’으로 많이 알려져 계신 분이다.

선조, 광해군, 인조 3대에 걸쳐 영의정을 6번이나 역임하며 40여년을 재상의 자리에 있었지만 비바람도 막지 못하는 초가집에 살며 ‘오동나무 마을에서 돗자리 짜는 노인’으로 여생을 보내셨다는 오리 선생님.

‘두 칸 초가에 겨우 무릎을 들일 수 있는 데 낮고 좁아서 모양을 이루지 못하며 무너지고 허술하여 비바람을 가리지 못합니다’라는 승지의 보고를 받고 인조가 경기 감사에게 직접 명하여 하사하였다는 관감당은 오리 선생님의 청렴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는 곳이었다.

인조가 관감당을 하사하고자 할 때에도 이는 백성을 괴롭게 하는 일이라 하여 4번이나 거절하셨으나, 많은 사람들이 오리 선생님의 청빈한 삶을 보고 배우기를 원했던 인조의 간청을 받아들여 관감당에서 4년을 기거하신 후 돌아가셨다고 한다.

조선시대 청렴하고 모범적인 관료의 표상인 청백리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청렴, 절약검소, 준법, 선정 등 실제 행정에서의 실적 또는 업적 등 여러 요건을 모두 갖춘 사람에게만 청백리에 선정될 자격이 부여되었다.

오늘날 우리와 마찬가지로 조선시대 사람들 또한 공직에 있는 모든 이들이 항상 백성의 모범이 되기를, 또한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현혹되지 않고 백성을 위한 진정한 봉사자로 남아 주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다산의 말처럼 정말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항상 청렴하고 정직한 태도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모두에게 진정으로 인정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 명예로운 길을 택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바램을 담아 2016년 시행된 「청탁금지법」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묵인되어 왔던 크고 작은 부정청탁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은 것’, ‘잘못된 것’이라는 확실한 잣대를 제시하여 우리 모두가 슬기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명예로운 길을 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러한 청탁금지법이 우리 사회에 확실하게 정착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우리지청 직원들은 지하철역에서 일반시민들에게 올해 바뀐 청탁금지법의 경조사비와 선물 금액의 상한선을 알려주는 리플렛을 배포하였고, 직원들에게는 청렴수(水)와 청렴파이등을 나누어 주며 청렴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일반국민과 공무원이 느끼는 청렴의 온도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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