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 주민생활지원과 조미정

누구에게는 화려한 불금! 하지만 언제나처럼 나는 저녁밥상을 준비하느라 숨을 헉헉대고 있다.

언제 들어왔는지 얼굴이 발그레 홍조 빛을 띤 올해 중학생이 된 아들 녀석이 “엄마 우리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 보러가요” 하는 것이다. 나는 신선하고 기분 좋은 충격을 받았다.

늘 내가 개봉하는 만화나 액션 영화를 찾아서 “아들 영화 보러 갈까?”라고 했기에, 너무도 기쁜 마음이 들었고 저녁 상차림이 전혀 힘들지 않게 느껴졌다.

한편으론 의아한 생각이 들어 “근데, 너 퀸의 노래를 아니?”하고 아들에게 물었다. 영어선생님이 퀸의 광팬이어서 이 영화 개봉 전에 노래를 많이 들려 주셔서 알고 있다면서 보고 싶다고 데이트를 신청하였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의 두 번째 여왕이라고 불리는 전설의 록밴드 ‘퀸’과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자전적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머큐리로 분한 라미말렉의 분장이 다소 억지스럽고, 지루한 이야기 전개는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 완벽한 무대재현 등은 싱크로율 100%라 평가하고 싶다.

퀸의 1980년대에 히트한 20여 명곡이 흘러나오며, 그 시대를 기억하는 4050세대 중장년층은 옛 향수와 추억을 소환했고, 7080세대 젊은 층은 실제 콘서트에 온 듯 생생한 음향에 환호하였다. 영화는 함께하는 모든 ‘세대 간의 교감’을 이끌어 내었다.

특히, 영화 말미 1985년 영국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약 7만 2천여 명의 관중과 전 세계 150개국의 약 19억 명이 위성중계로 시청했던, 역사적인 아프리카 기아 돕기 라이브 에이드 콘서트 무대를 너무도 완벽하게 재현한 20분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 같은 현실감과 전율, 감동을 선사하였다.

나는 순간 타임머신을 돌려 단발머리 여고생이 TV앞에서 앉아 어깨를 들썩이며, 신나게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고 웃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입은 웃고 있으면서 눈가는 촉촉해지며 감성에 젖어들었다. 이때 아들 녀석이 옆에서 ‘We Will Rock You’에 ‘쿵, 쿵, 짝!’ 발을 구르며 손뼉을 치면서 나를 쳐다보며 씩 웃어준다! 나 역시 시선을 맞추며 ‘We Are The Champions’를 같이 따라 부르며 아들 손을 꼭 잡아 주었다.

2000년대 바쁜 지금을 살아가는 두 모자가 영화 상영시간만큼은 촌스럽고 더딘 아날로그 감성의 1980년대를 오롯이 공유하고 공감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almsot everting’이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완벽한 것보다는 그 완벽함에 다가가기 위해 어떠한 장애물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정면 돌파하고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는 젊은 청년들이 이끌어나가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래본다.

거기에 나의 아들이 힘을 보탤 수 있는 건실하고 바른 청년으로 자라주기를 엄마로써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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