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목사골 시장

김승환

5일마다 읍내에 장이 선다

매 순기 4일, 9일

이십여 리를 엄마 발길따라

농로를 거쳐 신작로 길을 걷는다

 

어머니는 농산물을 가지고 나와

팔아서 소중한 현금을 손에 꼬옥 쥔다

 

보릿고개 어린 시절 붕어빵에 군침 돌고

콩가루를 넣은 우뭇가사리 한사발

맛있게 먹던 추억이 아련하다

 

고등어 , 갈치도 사고 돼지고기도 사며

검정고무신을 사고 오로지 학교 다닐 때만

신던 흰색 운동화도 샀다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늘 해 저문 뒤 어둠속을 걸었다

장날마다 늦게 귀가하던 어머니는

떨이 가격으로 구입할라고

일부러 파장을 기다렸던 것이리라

 

어린 시절 멋모르고 따라 다니던 장날

물건을 살 때마다 한 푼이라도 깎으려고

흥정하던 어머니의 애처로운 모습이 선하다

 

이제 연로하신 어머니는 시장에 다닐 수는 없고

어머니께서 써준 쪽지대로 장을 보러

어머니와 함께했던 추억만을 안고

인정이 넘실대는 목사고을시장을 찾는다.

 

 

약력

-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졸업

- 농협중앙회 파주시지부장 역임

- < 문학춘추>시 , < 순수문학> 수필 등단

- 나주문인협회 회장, 국제펜클럽 광주위원회 부회장, 전남문인협회, 전남시인협회 이사/ 나주예총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 전남문학상, 나주문화예술대상 수상

- 저서: 수필집<수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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