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몹

나는 가락을 뽑아제낄테니

임자가 춤사위 펼쳐보이시게,

거추장스러운 세속의 옷일랑

훌 훌 걷어부치고

벌거벗은 몸뚱이 날개 솟구쳐

하늘끝 신명나는 소리 한마당

이 밤 훤히 샐 때까지 놀아봄세나

이녁이 장구채 잡아주면

이 몸은 북을 두드려댐세,

이풍진 인습의 때 쯤은

훠이훠이 날려보내고

덩더쿵 소름돋는 해묵은 근심

어차피 돌고 도는 시절 한세상

인연 모두 모아 어울려봄세나

우리 먼저 어깨겯고 도니

만인의 장단 흥겨웁구나,

옥죄던 굴레의 틀이라면

툭 툭 털어버리고

뒤집어 쓴 하회탈 박장대소로

온 누리 진동하는 잔치 한마당

기력 다해 넘어져도 또 일어나세나

[시작 노트]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가장 큰 기쁨은 뭐니뭐니 해도 주고받는 사랑의 기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세상에 태어날 때 부모님으로부터 사랑이 시작되고 새롭게 성장 과정을 겪어나가면서 차츰 더 많고 더 높은 사랑의 탑으로 쌓여가게 되는데, 나의 삶과 관계되는 여러 사람들로부터 받는 여러 종류의 사랑 모습이 다양해짐은 물론, 주고 받음의 순환을 통하여 더욱 돈독해져 가는 것이 사랑의 진행 법칙이다.

물론 사랑에는 여러 가지 필수 조건이나 반대급부적인 요인이 수반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외부적인 상황은 전혀 고려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 헌신적 사랑이나 부모의 사랑처럼 무조건적이고 무한한 크기의 사랑도 있다.

사랑함의 기초는 최우선적으로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자신이 보기에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큰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공공의 기준으로 볼 때는 분명히 부족하고 허물이 많은, 그래서 사회적으로 어울리고 의지하며 더불어 살아갈 때라야 비로서 바람직한 하나의 인간으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이 사랑의 가장 근본인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부족하다, 나라는 존재가 그냥 이렇게 홀로 살아서는 영원한 미완성의 존재일 수 밖에 없으니 이래서는 안된다.” 는 자각으로 인한 아픈 몸부림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게 나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알고 다른 사람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면 다음 단계로 이전과는 다른 축복된 사랑의 삶을 설계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현재 눈으로 보여지는 상대방의 위치나 평가 가능한 상황만을 고려하여 선택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사랑을 주고받음에 있어서 기쁨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내일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먼저이다.

또한 우리의 사랑에는 우리의 미래 가능성뿐만 아니라 우리의 존재 가치 자체를 존귀하게 여기는 아낌의 마음이 수반되어야 한다.

화폐의 존재 가치가 새 돈이든, 헌 돈이든, 혹은 그 돈에 낙서가 많이 되어 있고 낡고 지저분하고 구겨져 있어 흉하게 보일지라도 내재되어 있는 내적 가치가 달라지지 않듯이 현재의 모습이 어떻게 보여지든 간에 누구든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사실을 마음 속에 품고 있다면 최선의 사랑을 쏟지 못할 이유가 없다.

사랑 앞에서 부족함 없는 사람이 없듯이 마찬가지로 사랑하기에 부족하기만 한 사람이란 세상에 없는 법이다.

철학자 ‘어거스틴’은 “신이 우리를 사랑하되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 처럼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사랑의 무한함을 표현하는 말이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부족함을 인정할 때 우리가 얻게 되는 보너스가 있으니 그것은 우리 스스로가 사랑을 받는 존귀한 신분으로 자격상승하게 된다는 점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우리는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멀리서, 비교적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참 좋은 자기발전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내가 살아가면서 붙잡으려고 아등바등하던 것들 중에서 놓아야 할 것이 무엇이며, 은연 중에 간과해버린 것들 중에서 중요하게 다시 주워담아 안고 가야 할 것이 어떤 것들인지,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게 어떤 변화와 다짐이 필요한지, 그것이 언제인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다.

길을 가다보면 오르막 길이 있는가 하면 내리막 길도 있고, 곧은 길이 있는가 하면 금세 굽은 길이 나타날 때도 있다.

길을 가면서 때론 다른 생각에 골몰하다가 원하던 길을 지나칠 때도 있고, 길을 잘못 보거나 착각하여 헤맬 때도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여러 갈래의 길, 여러 형태의 길을 가야 하지만 가야할 길을 잘 알고 선택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른다.

그러므로 ‘참된 길’ ‘영원한 길’ ‘사랑의 길’이 결국 한 길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의 삶은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토마토는 진실하다.

겉이 빨간색을 띄고 있으면 속도 빨갛게 익어 있다.

겉이 푸른색을 띄고 있으면 속도 푸른색으로 익지 않은 상태이다.

겉만 보아도 토마토는 속을 알 수가 있다.

우리들도 그렇게 겉과 속이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형제는 뜨거운 피를 함께 나눈 사이이고, 연인은 뜨거운 심장을 함께 나눈 사이이며, 친구는 비록 같이 나눈 것은 단 하나도 없지만 언제나 나를 위해 뜨거운 눈물을 함께 흘려줄 수 있는 사람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비슷하다.

바닷물을 처음 마실 때는 시원하지만 돌아서면 갈증이 더욱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랑의 목마름에 목이 타 들어가도 좋다.

그래도 ‘사랑하는 것’이 ‘사랑하지 않는 것’ 보다 더 행복한 일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남녀 간의 사랑에서도 헤어질 때는 죽을 만큼 힘들지만 그래도 또 하고 싶은 게 사랑이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내 안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넓혀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

새장에 새를 가둬두는 것이 아니라 어디든 자유롭게 날 수 있게 만들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진정 새를 사랑하는 것이듯 사랑은 사랑 자체여야 한다.

우리의 사랑에는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가 있고 쉼표를 찍어야 할 때가 있다.

차마 마침표를 찍지 못해 쉼표를 찍을 때도 있긴 있다.

그런가 하면 쉼표를 찍어야 할 때 마침표를 찍고는 두고두고 후회할 때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에 쉼표와 마침표를 제대로 찍을 줄 아는 사람은 인생에 있어 이미 절반은 성공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빈틈없이 뭉쳐있는 마침표의 단단함에 이끌려 후회를 만든 적은 없는지, 소용돌이치는 쉼표의 꼬리에 휘말려 또 다른 후회를 만들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더 늦기 전에 고쳐 쓰기로 하자.

오늘은 어제와 그저 그냥 똑같은 일상의 연속이라고 사람들은 늘상 불평을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천편일률적으로 “뭐~ 재미있는 일 없어요?” 라고 묻는다.

그러면 누구나 “글쎄요. 다 똑같죠.” 라고 말한다.

그러다 잠이 들고, 다음날 아침 똑같은 시간, 똑같은 위치에서, 똑같은 전철의 같은 칸에 타고, 똑같은 사무실 자리에 앉아, 똑같은 일을 또 그냥 하고 있다.

그리곤 커피 한 잔과 담배 한 개비를 들고 다시 똑같은 말을 한다.

“뭐~ 재미있는 일 없어요?”

“아~ 내일은 새로운 아침이 올까?”

이런 쳇바퀴의 삶에서 신선하고 상큼한 사랑의 기운을 느끼기는 불가능하다.

사람들을 만나보면 더러는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또 더러는 굳게 닫은 마음의 문에 육중한 자물쇠까지 채우고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갈수록 그러한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오늘부터 이 글을 읽은 당신의 가슴은 언제나 비어 있기를 빈다.

당신의 가슴은 언제나 푸른 하늘처럼 활짝 열려 있기를 바란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니 아름다운 사랑의 샘을 품고 살아가기를 기대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사랑의 시간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이에 반비례하여 사랑의 가치는 더욱 높아져간다.

인간이 가진 것 중에서 가장 귀한 것은 바로 삶 자체이다.

그리고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왜냐하면 삶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다.

어느 바쁜 아빠가 모처럼 휴일을 맞았는데 식구들의 간청에 못이겨 마지못해 낚시를 갔다.

그날 밤 그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오늘은 아이와 노느라고 소중한 하루를 낭비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의 아들은 일기장에 이런 글을 적었다.

“오늘은 사랑하는 아빠와 함께 낚시를 했다.

내 일생에 가장 기쁘고 행복한 날이었다.”

사랑은 바로 이런 오묘한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의 탈을 쓰고 있다.

그 두 얼굴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해서 내가 지니고 있는가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의 깨달음이며 사랑의 자각을 측정하는 기준점이 되는 것이다.

아! 사랑, 사랑 읊조리다가 문득 생각해보니 필자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램이 있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 감명 깊게 읽었던 부분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특별한 의미 없이도 자연스럽게 책 모서리를 접어놓는 것처럼, 누군가가 그런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 한 구석에 접어놓았다가 사랑이 그리워질 때면 되새겨보고 싶어 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거다.

그렇게 아련한 그리움으로, 아련한 사랑으로 누군가의 가슴에 새겨지고 싶은 거다.

조용한 기억으로 뇌리에 스며들고도 싶은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