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산업생산과 소비 지표가 일제히 감소로 돌아섰다. /뉴시스

(박진우 기자) 9월 산업생산과 소비 지표가 일제히 감소로 돌아섰다. 특히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섰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다만 설비투자는 지난달보다 2.9% 늘어 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3% 감소했다. 3개월 만에 감소로 선회한 것이다. 지난 7월(0.7%)과 8월(0.5%) 두 달 연속 증가했었다.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2.5% 감소해 전체 산업생산을 0.83%포인트 끌어내렸다. 완성차의 국내 수요 부진과 전월 급증 기저 효과로 자동차가 4.8% 감소한데다 디스플레이패널 수출 수요가 줄어 전자부품마저 7.8% 내린 탓이다.

광공업 생산 하락폭은 지난해 2월(-3.0%)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크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2.1% 줄었다. 제조업 출하가 0.7%, 재고가 1.2% 각각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를 출하로 나눈 비율인 재고율은 106.7%로 전월에 비해 0.5%포인트 하락했다.

생산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뤄졌는지를 볼 수 있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전월에 비해 1.8%포인트 하락한 73.9%에 그쳤다.

건설업 생산(-3.8%)과 공공행정 생산(-2.5%)도 전월보다 동반 하락하며 전체 산업생산을 0.23%포인트, 0.19%포인트 끌어내리는데 일조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승용차 공급 애로와 8월 통신기기 신제품 출시 기저효과로 도소매(-2.0%)가 감소했는데도 금융·보험(1.4%)과 부동산(5.4%)이 선방, 전월대비 보합을 겨우 지켜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2%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2.6% 하락한 이후 9개월 만에 최대 폭 하락이다.

특히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에도 배출가스 인증 지연에 따른 공급 물량 부족으로 승용차 판매가 12.4%나 줄었다. 이 감소폭은 지난해 1월(-14.6%) 이후 가장 크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소비 품목 감소의 주된 요인은 승용차다. 하지만 자동차를 뺀 내구재 소비도 좋지 않다"며 "10월 코리아세일페스타 대기 수요로 구매를 미뤄 가전제품와 통신기기 판매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2.9% 늘어 7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운송장비(-15.3%)의 급락에도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을 앞두고 기계류 투자가 11.5% 늘어난 덕택이다.

하지만 반도체에 기댄 측면이 많다. 반도체를 뺀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8.9%, 전월동월 대비로는 22.5% 감소한다.

어 과장은 "투자 반등을 일시적이라고 할 만한 정보가 없다. 공장을 준공하게 되면 몇 달간 증설을 계속하게 된다"면서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를 뺀 설비투자는 마이너스"라고 전했다.

통계청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국내총생산(GDP) 변화,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서 경기 전환점을 사후에 판단한다. 통상 6개월 경기가 연속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면 전환점이 발생한 신호라고 보고 제반 상황을 검토해 경기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기획재정부는 경제와 고용의 정상궤도 복귀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투자와 고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통상분쟁 지속과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등 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시장·기업 활력 제고와 경제 역동성 회복을 위해 '혁신성장 및 일자리창출 지원대책'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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