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긴급 간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진우 기자) “여러 가지 시나리오에 대응한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계획)’이 있다”

지난 29일 코스피지수 2000선이 무너지며 정부와 한국은행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는 견고하지만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겠다는 것이 정부와 한은의 입장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상생과 통일 경제포럼' 기조연설 후 "주식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여 한시도 눈 떼지 않고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에 대응한 컨디전시 플랜(비상계획)이 있다"며 "불안이 지속되면 필요한 때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김 부총리는 다만 "너무 가볍게 움직일 것은 아니다"며 "지금 상황으로선 시장을 좀 더 예의주시하면서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날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열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계획)'에 따라 단계별 시장 안정화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한은은 주가 폭락이 이어진 것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외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일부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국내 주식 매도세가 확대되고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향후 한은은 국제 금융시장 상황 변화와 주가 하락 영향 등을 점검하고 시장 불안시 단계별 안정화 대책을 시행할 계획을 밝혔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지속 등 대외 리스크 요인 지속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필요시 시장 안정화 대책을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긴급 간부회의에서 "증시 안정을 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면밀히 재점검하라“며 ”시장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조치 등 경제팀 전반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나라 증시 변동성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다소 큰 상황이지만 경상수지 등 한국의 거시변수는 여전히 견조하고 전반적인 기업 이익 전망 등 미시변수도 나쁘지 않은 만큼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을 믿고 차분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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