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최대호 안양시장은 취임100일을 맞아 지난 4일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최대호 시장이 60만 시민 앞에 내놓은 스마트(SMART)한 행복도시 안양의 미래를 설계한 청사진을 A4용지35쪽에 담아 기자들 앞에 내놨다.

시민들이 희망을 갖기에 충분한 장미 빛 청사진이다. 최 시장은 기자들과 일문일답(一問一答)하는 모습도 여느 때와는 달랐다.

최시장의 답변은 민선5기 시장을 역임(歷任)한 경륜과 훤칠한 체모(體貌)만큼이나 당당했다. 특히 많은 기자들의 관심사인 기자실에 대한 질문에는 민선5기 시장시절을 회상하며 연구해보겠다고 약속했다.

또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적폐언론(積弊言論)과 편애(偏愛)에 대한 질문에 편애는 없다며. 정론직필(正論直筆)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좋은 제안은 시정에 접목(接木)하고 정당한 비판(批判)은 수용해 시정(是正)하겠다고했다.

그리곤 팩트(FACT)를 강조했다. 팩트를 강조하는 최시장의 정론직필은 무슨 의미일까? 칼럼이나 제언과는 달리 기사는 팩트가 생명인데 주문했다.

기자들은 알아야한다. 그렇다고 칼럼이 팩트가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다. 기자들은 반성해야한다.

도처에는 수준미달의 정치인들이 많듯 기자들도 필자를 포함해 수준미달의 기자들이 많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입만 열면 거짓말이고 정보는 혼자만 갖고 있는 것처럼 떠벌리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사이비기자들이 도처에는 득시글거린다고 한다.

그래서 기레기 소리를 듣는다. 이런 기레기가 많아서 정치꾼들이 판을 친다. 기자들은 알라. 최시장의 답변 속에 숨은 언중유골(言中有骨)을 기자는 할 말은 하되 박수를 보낼 줄도 알라.

기자들은 정치꾼들처럼 내로 남불의 비판(批判)을 해서는 안 된다. 잘한 것은 박수치고 잘못에는 비판을 해라.

이는 기자의 책무요 의무다. 안양은 모르나 도처에는 잔돈 몇 푼과 광고 몇 백 만원에 영혼을 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비판하면 광고배정은 없다고 한다. 그래도 비판은 해야 한다.

조직은 비판과 박수(拍手)를 먹고 크고. 개인은 충고(忠告)를 먹고 크는 것이다. 그리고 기자는 예리한 펜과 양심을 먹고 크는 것이다. 그

래서 정당한 비판은 조직에 필요한 퇴비(堆肥)요. 박수는 밑거름이다. 광고 때문에 비판을 못하면 이는 기자가 아닌 광고사원이다. 정상적인 조직이나 양심적인 정치인이라면 정당하게 비판하는 기자를 인정하는 것이 도리다.

그러나 현실은 정 반대다. 권력에 숙주(宿主)하는 빨대기자들이 광고를 받는 게 현실이다. 소신 있는 기자라면 박수는 수락산 정상(頂上)까지 들릴 정도로 치되. 비판은 늦가을의 서리(霜)처럼 차게(冷)해라.

그래서 눈(雪)발에 피는 매화(梅花)는 아치고절(雅致高節)이고. 서릿발에 피는 국화(菊花)는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했다. 의원을 포함한 공직자와 기자들은 국궁진췌(鞠躬盡瘁=심신을 다해 노력하는 것)라는 성어를 알라. 또 서릿발에도 꿋꿋한 국화를 본받고 봄부터 울어대는 소쩍새의 노력을 배워라.

그래서 서정주 시인(詩人)의 국화(菊花)꽃 옆에서라는 시구(詩句)를 적어본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보다/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天㪳)은 먹구름 속에서/또 그렇게 울었나보다./(후략)라는 시구(詩句)를 새기고 살라.

공직자와 기자는 서로를 잘 안다. 그래서 기자들은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고 행동해라. 공직자들은 사이비기자들의 생리를 알고 있다.

기자가 역할을 하고 대가(代價)를 받는 것에 토(吐)를 달 사람은 없다. 밥은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다. 그러니 광고 몇 푼 받고. 촌지 몇 푼과 밥 한 끼 얻어먹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헛소리하지 말라.

그렇다보니 공익을 우선하는 기자나 정치인들까지도 욕을 먹는다. 밥을 사면서도 욕한다. 정치꾼일수록 계산이 빠르고 기레기 들을 다루는 방법에 능하다. 또 비웃는 미소를 알라. 그들은 발길에 차이는 것이 기자라면서도 기자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천산조비절(千山鳥飛絶=온 산에는 새 한마리가 날지 않는다는 뜻)이라는 성어가 있다. 그렇다보니 공익을 우선하는 기자나 정치인들까지도 욕을 먹는다. 오호애재(嗚呼哀哉)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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