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98.94포인트(-4.44%) 내린 2,129.67로 장을 마감한 11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40.12포인트(-5.37%) 내린 707.38로 원달러환율은 10.4원 오른 1,144.40으로 장을 마감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뉴욕 증시가 3% 이상 급락했다는 소식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며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폭락했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지며 98.94포인트(-4.4%) 빠진 2129로 장을 마쳤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들의 공포물량이 터지며 40.12포인트(-5.37%)하락한 707.38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4866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기관과 개인이 각각 2425억원과 2202억원어치를 사들였으나 지수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789억원,기관이 1837억원어치를 사들이고 개인은 2715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공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추가적인 조정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기업 실적 악화 우려와 경제 등 펀더멘털 변수가 수면위로 떠오르며 더 이상 미국 증시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

국내 증시 역시 예상보다 빨리 약세장으로 전환하며 2100선에서 지지력을 테스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증시는 스파이칩 이슈 부각 여파로 기술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스파이칩 이슈는 향후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비용 증가에 따른 실적 둔화 우려감을 부각시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폭락에는 펀더멘털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채권금리 급등, 달러 강세 등 가격 변수가 시장 불안심리를 자극했던 것과는 달리 미국 기업의 실적과 경제 변수와 같은 펀더멘털 변수가 미국 증시의 폭락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주식시장 측면에서는 중소형주, 성장주 프리미엄 하락 변수로 미국 증시의 하락 리스크 압력을 높일 것"이라며 "무역분쟁의 여파가 경제지표, 기업 실적에 반영될 시점이다. 10월 경제지표와 4분기 기업실적에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확대된 따른 부정적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의 급락은 이제는 미국 주식시장도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님을 시사한다"며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 자문위원장이 미국 경제 최대 위험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이머징마켓의 심각한 경기 둔화 위험이라고 언급했듯이 미국 주식시장도 글로벌 경기에 부담을 주는 변수들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미국 주식시장이 다시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급락을 만들었던 변수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미국 채권금리 안정, 유가의 안정, 신흥국 금융시장의 안정 및 이탈리아 예산 문제의 확산 진정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 급락에 국내 증시도 충격에 휩싸였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며 내년 초까지는 충격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특히 코스피 기업이익 하향 조정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약세장이 이어지며 2100선에서 지지선을 테스트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 "내년부터 미국 증시의 감세 효과는 점차 사라지고 관세와 임금, 유가상승 등 비용 이슈는 커진다. 여기에 무역갈등과 금리 상승 이슈가 트리거로 작용해 시장이 생각보다 먼저 반응한 상황"이라며 "미국 증시 조정은 연말 연초까지 한국증시에 가장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경민 연구원도 "코스피도 약세 추세를 지속하며 레벨 다운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에 이어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코스피 기업이익의 하향 조정도 뚜렷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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