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청 공보계 우태우

정치인의 성공 여부는 당선부터 취임까지 첫 10주 동안 씨가 뿌려지고, 취임 후 첫 100일 동안 큰 방향이 잡히며, 핵심 과제가 본격 실행되는 첫 1년 내에 사실상 결론난다는 유명한 미국의 정치적 격언이 있다.

그만큼 임기 초에 성과를 내고자 정책 추진에 동력을 집중하는 이 시기에 제대로 시동을 걸지 못하면 임기 내내 고전한다는 것을 예전부터 잘 알고 있기에 때로는 무리수를 두거나 혹은 확고한 기준과 신념이 없이 신중만을 기해 쉽지 않은 길을 걷는 지도자의 모습을 우리는 종종 보았다.

정치를 하는 이들에게 ‘100일’이란 단어는 사실 달갑지 않은 단어이다.

나폴레옹이 엘바섬을 탈출해 권좌에 복귀한 뒤 워털루 전쟁에서 패배하기까지의 ‘백일천하’ 시대를 원용한 데서 비롯된 단어는 역대 미국 최고 대통령이라 칭하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 100일 성과를 긍정적으로 드러내고자 하였지만, 대개 새 지도자에 대한 취임 100일에 대한 기대감을 만족시키기에는 그 시간이 결코 길지 않기에 정치인들은 그 의미를 축소하거나 희석시키려고 하였던 게 사실이다.

100일을 단순한 시간적 의미를 두어 애써 무시하고, 정책에 집중을 해야 함에도 100이라는 숫자가 주는 중압감에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이들의 요구까지 더해져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그 무거움은 녹록치 않을 뿐만 아니라 임기 전체를 좌우하게 되는 지표가 될 수 있기에 쉽사리 외면할 수 없는 점도 임기 초반 정책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그렇다고 취임 100일이 항상 불운한 시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임기 시작 전 철저하게 준비된 정책 메뉴로 백악관에 입성하여 망설임 없이 '실천'에 들어간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의 유명한 일화는 명확한 정책기준과 신념, 변화와 혁신에 대한 지도자의 대처능력 그리고 강력하면서도 합리적인 정책의지가 지도자에게서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지를 잘 보여준다.

취임 100일은 향후 임기 4년을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를 고심하면서 밑그림을 완성하고 마침내 시동을 건 상태로 이를 추진하고자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민선 7기 오도창 영양군수도 지난 7월 1일 공식 임기를 시작하여 `취임 100일' 맞이하였다. 지난 100일은 영양군정에 대한 연구와 성찰, 군민의 기대는 물론 염려까지 모두 담은 향후 민선 7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안정된 디딤돌을 놓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행복과 감동이 있는 행정을 설계하고자 지난 100일이라는 기간은 군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영양군 민선 7기가 해야 할 일을 차분히 성찰하며 군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각고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취임 직후 실시한 읍면방문을 시작으로 각계 다양한 계층의 군민들을 만나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가지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는 소통을 위한 변화의 시작이자 성공적인 행정 추진의 큰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자칫 취임 100일은 의욕과 희망이 넘치는 시기이기에 결정적인 실수를 범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초반뿐만 아니라 재임기간 내내 항시 경계해야한다.

지나침으로 인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덮어 정작 해야 할 산적한 과제들은 제쳐두고 성과만을 쫓는다면 이미 실패의 시작이요, 민심의 준엄함으로 표로써 이를 심판받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영양은 지금 정체와 변화의 갈림길에서 머무르고 있다. 그 갈림길의 선택은 우리가 선택한 지도자의 혜안이 발전과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인지, 그 반대일지가 결정될 것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영양군수의 선장이 되어 험난한 항해 길에 오른 오도창 영양군수는 어쩌면 가장 무거운 짐을 짊어진 군수 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영양의 현실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오도창 호가 맞닥뜨린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이다. 성패를 예견할 수 없는 정책에 대해 지도자의 ‘결단’이 요구되는 다양한 정책현안이 산적해 있는 탓이다.

임기 4년은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기간이지만 군정의 큰 틀을 정하고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들을 수립하고 집행하기에는 참으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빠듯한 시간이다.

그렇기에 임기 내에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그리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가리고 어떤 방식의 결정과정이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 영양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4년 후에도 취임 100일의 초심이 변치 않은 민선 7기의 성공을 가까이서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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