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과 음-악 황종 전시회에 출품된 문준용 작가의 '공간을 밝히는 소리'.

(송승화 기자) 조선 세종대왕 시절 음과 악의 기본음인 ‘황종(黃鐘)’을 주제로 한 이색 전시회가 세종시문화재단 주최로 세종시 대통령기록관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음악’은 청각적인 이미지라는 선입관을 깨고 음악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6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전시되는 ‘세종대왕과 황종 음‧악’엔 국내 정상급 작가 11명이 총 14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이며 전시회 기간 중 ‘미디어 퍼포먼스’, ‘아티스트 토크’, ‘EDM 공연’ 등도 함께 열린다.

전시회의 모티브가 된 ‘황종’은 세종대왕의 음악 업적의 상징이며 편경(編磬) 12율 중 기준이 되는 첫 음이다. 이는 기존 중국 음을 그대로 사용하던 것에서 벗어나 한글을 창제와 같은 의미로 평가된다.

이는 세종대왕이 음악을 통해 국가 자주성 유지라는 정치적 입장이 내재된 것이며 당시 중국식이 아닌 고유의 ‘황종 음’을 통한 애민 통치 이념이 녹아 있다.

세종대왕과 음-악 황종 전시회에 전시되는 김효진 작가의 '여민락'은 LED 디스플레이, 싱글 채널 비디오, 퍼포머스가 결합된 작품이다.(사진=세종시문화재단)

이런 ‘황종 음’을 주제로 한 전시회는 단순하며 대중적이기보다는 14작품속에 숨어있는 ‘황종 음’은 물론 세종 시대 대표 음악인 ‘종묘제례악’, ‘보태평’, ‘여민락’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엔 강서경, 강애란, 박준범, 안정주, 김기라, 김형규, 김성복, 오민, 조해리, 김효진, 문준용 작가 전시회에 작품을 내놓았다.

특히, LED 디스플레이, 싱글 채널 비디오와 퍼포먼스가 결합한 김효진 작가의 ‘여민락’ 작품은 전시장을 압도한다.

김 작가의 작품은 미디어의 소리, 사물의 색채와 움직임을 LED 디스플레이 화면에 복합적으로 담아냈으며 세종의 음악을 시각과 움직임으로 표현해 음악이 삶을 성찰하는 도구로 역동하는 미디어가 현재임을 강조하며 ‘존재’의 의미를 표현했다.

또한, 강애란 작가의 ‘빛나는 세종 음악’은 LED, 플라스틱, 프로젝터, 컴퓨터 등을 이용한 ‘가변설치’ 작품으로 세종이 만든 음악과 연동해 관객이 책을 만지면 LED 화면을 통한 시각화와 청각적 음악이 함께 스크린과 스피커를 통해 나타나 과거 청각적 음악의 경험 방식과 사고를 확장한다.

이밖에도 김성복 작가는 ‘꿈을 지키다’란 제목의 작품을 통해 욕망의 덩어리를 흔들리는 스테인리스 오뚜기 수저로 형상화했다.

김성복 작가의 흔들리는 욕망을 '수저'를 통해 이미지 형상화한 작품(사진=세종시문화재단)

이는 오뚜기 수저의 연속된 불안한 흔들림은 있지만 결국 중심을 잡는 ‘수저’를 매개로 현재 금수저, 흙수저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황종음’과 같은 중심을 '수저'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또한, 문준용 작가의 ‘공간을 밝히는 소리’의 가변설치 작품에선 세종의 음악 기준의 의미와 ‘황종’이 추구하는 ‘기준’을 어둠 속에 설치된 스피커의 음악과 LED를 이용해 음의 길이를 표현했다.

문 작가는 이를 통해 공간을 인지하고 음이 공간을 구성하는 경험을 황종음으로 길이를 만들고 부피를 재는 것이 가능함을 표현하고 있다.

전시회를 주최한 인병택 세종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세종대왕의 음악을 시각화하기 어려웠지만, 첫 시도되는 세종의 황종음을 주제로 음악을 시각화했다는 의미가 크며 많은 시민이 관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대왕과 음‧악 황종’ 전시회는 매주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을 제외하고 31일까지 무료입장으로 진행되며 작품 해설사가 상주해 작품과 관련된 설명을 함께 할 수 있다.

'세종대왕과 음-악 황종' 전시회에 전시된 강애란 작가의 '빛나는 세종 음악'은 세종이 만든 음악과 연동해 관객이 책을 만지면 LED 화면을 통한 시각화와 청각적 음악이 함께 스크린과 스피커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사진=세종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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