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중학교 3학년(총 9학급) 학생 전원이 도덕시간에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을 실시했다. /김병철 기자
오산중학교는 마을 어르신과 함께하는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을 3주에 걸쳐 마무리했다.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오산중학교는 3학년을 상대로 마을 어르신과 함께하는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을 3주에 걸쳐 마무리했다. 

경기도 오산시 오산중학교는 지난 3일부터 21일(3주간)까지 오산중학교 3학년(총 9학급) 학생 전원이 도덕시간에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을 실시했다.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은 도덕시간에 각 학급당 6명의 어르신 강사들이(사람책 한 명당 5명의 학생 독자) 자신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들려주면, 학생들은 각각의 어르신들의 이야기들을 경청하여 그 분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한 권의 책을 만들어서 선물한다는 취지이다.

이번 오산중학교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의 교육적 취지는 독자가 된 학생들이 작가가 된 마을 어르신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통해 삶의 지혜와 진로를 탐색한다. 아울러 사람책이 된 마을 어르신들은 교육기부를 통해 마을교육공동체의 실현과 교육적 참여의 기회를 가진다.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손성훈 학생은 10대들이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과 접촉이나 대화를 나눌 기회는 별로 없다. 이번 수업을 통해서 "그분들이 살아온 삶에서 '가난 했기에 고난을 겪고 고난이 있어기에 야망과 꿈을 키울 수 있었다'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안홍 학생은 "어른신들의 다양한 인생관을 듣고 내 인생관에 어떠했는가,반성과 교훈을 얻는 수업이었다"고 말했다.

3주간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을 마무리 하면서 오란주 담임선생은 “오산중학교 ‘노래하는 도덕교사 행복란주쌤’입니다. 오산중학교의 도덕수업은 항상 ‘칭찬가’로 문을 열고 시작“합니다. 수업을 활기차게 열고 노래가 끝나면 매 수업 시간마다 학생들이 각자 자신의 삶에서 감사할 점들을 찾아보고 칭찬의 형식으로 발표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학생들이 긍정적인 관점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행복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행복을 연습하고 삶에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 도덕수업을 ‘마을 어르신과 함께하는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를 하게 된 이유는 도덕 시간에 강조하는 것은 ‘바른인성과 관계’입니다.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나와 가족, 나와 친구, 학생과 교사, 아이와 어른, 무엇보다 빠르게 발전 한 한국사회에서 근대화를 이루어 내고 지금의 윤택한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신 노인분들에게 우리는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도덕시간에 교과서 안에서 노인문제를 배우고 노인공경을 다짐해 보지만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오산중학교 도덕 수업에서는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직접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눈을 마주치고 경청을 통해 그분들의 삶을 간접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마을의 어르신들을 1일 교사로 모셔 도덕 시간에 당신들의 생생한 인생 이야기로 삶을 노래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우리 학생들은 우리 마을과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역사회를 알아가고 오산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서로를 칭찬하고 살아 있는 배움을 통해 학생들이 각자의 삶을 노래할 수 있도록 이번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대화의 힘’입니다. 자신의 말을 누군가가 잘 들어주면 그 자체로도 에너지를 얻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을 수 있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학생들을 만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자존감 향상으로 연결됩니다. 순수 자원봉사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어린 학생들에게 수업을 통해 자신의 삶을 나눠 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르신들의 자존감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또한 말의 힘이 멀리 나아가려면 듣는 사람이 잘 들어주었을 때 그 힘이 발휘”됩니다. “학생들은 어르신들과 만나 대화하는 이 시간을 통해 핸드폰만 바라봐 왔던 눈을 들어 상대방과의 시선맞춤, 기다림, 경청, 예의 등을 몸소 배우고 실천해 보는 배움의 장”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만남과 대화의 시간을 통해 학생들이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인생책을 만들고 추후 연말에 다시 어르신들을 모시고 ‘인생책 수여식’으로 연말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따뜻한 나눔의 시간을 함께 할 예정”입니다. 이것이 바로 “살아있는 인성교육이며 마을과 학교가 연대·협력하여 학생 성장을 이끌어 내는 마을교육공동체의 구현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만철 교장은 “온 마을이 학교다”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번 “우리학교의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야 말로 온 마을이 학교다 라는 것을 아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책으로만 배우는 추상적인 지식이 아니라 살아있는 지식을 얻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마을 어르신들과의 대화를 통해 연륜이 많은 세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노인과 젊은이의 세대 공감을 느끼게 됨은 물론 어른에 대한 공경의 마음,  자신의 마을에 대한 애향심, 아이들의 조별 활동을 통한 조원간의 소통 및 협업능력, 책을 만들면서 글쓰기 능력 등 그야말로 생생한 체험적인 지식을 쌓게 될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운영하시는 “오란주 선생님은 물론 무엇보다도 시간을 기꺼이 내주신 어르신들께 진심을 담아 무한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 추진 근거는 2018 경기교육의 기본계획으로 △학생중심 교육으로 자기 삶의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교육 지향 △현장중심 교육으로 학습생태계를 확장하여 마을과 함께 핵심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지향한다.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 추진 목적은 △마을 어르신들의 인생스토리를 통해 학생들의 삶이 지혜와 건전한 가치관 정립 △청소년들의 진로와 꿈 탐색을 통한 미래역량을 기르는 교육 실현 △마을 어르신들과의 만남을 통한 연대·협력하는 마을교육공동체 구현이다.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 추진 방침은 △교육기부 방식으로 사람책이 될 마을 어르신들을 모신다. △인생책 만들기 프로젝트는 3학년 9학급에서 진행된다. △인생책을 만들어서 학생 성장 평가에 반영 후 마을 어르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담아 선물한다.

한편 이번 강사로 초빙된 30명의 마을 어르신들은 경기도 오산시 오산노인복지관(전문상담사 기문자) 동년배 모임 상담사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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