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중인 소정현 대기자(오른쪽) 림삼 칼럼니스트(왼쪽)

2018년 벽두부터 내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 간에 촉발된 무역전쟁 조짐이 심상치 않다. 조기에 진화될 조짐이 없어 양국 간 세력 대결에 그 불똥이 어디에 튈지 모르는 형국이다. 한국은 글로벌 무역전쟁에 가장 취약한 10개 국가 중에서 한국은 6번째로 위험도가 높은 나라로 분석된다. 이런 중차대 시점에서 중국의 역동적 경제 발전상을 심층 조망한 ‘그랜드 차이나 벨트’가 출간되어서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저자인 소정현 일요주간 편집인과 림삼 칼럼니스트의 좌담 자리를 마련했다.(편집자 주)

중미의 무역전쟁 하계만큼이나 뜨거운 열기

집필배경 중국의 괄목할 경제성장 각론접근

위안화 기축통화 AIIB출범 현실적 위상대변

세계 생산기지에서 소비국가로 ‘질적 전환기’

중국 한국기술 맹추격 한국과 불과 1년 차이

일대일로 정책 한국은 공생과 상생의 논리로

중국의 경이적 경제발전의 현주소를 냉철하게 진단한 그랜드 차이나 벨트

● 중국과 미국의 무역 전쟁이 하계 여름만큼이나 뜨거운 열기를 품고 있는데?

▼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강제 기술이전 관행을 문제 삼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대중국 특별관세 ​부과 조치가 7월 6일 자정을 기해 개시 되었다. 이번 조치는 340억(약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 818개 ​품목(선박, 항공부품, 통신장비 등)에 대해 25% 관세를 집행한다.

미국의 관세폭탄에 맞서 중국 정부도 7월 6일부터 농산품, 자동차 등 545개 품목, 340억 달러 상당의 미국 수입품에 대해 25% 보복관세 부과를 발효했다. 무역전쟁이 정점에 치달으면서 중국에서는 벌써부터 내부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선진국을 곧 따라잡는다는 착각에 빠져 있으며, 이런 착각이 무역분쟁의 한 원인이 됐다”는 자성론이다.

● 그랜드 차이나 벨트를 집필하게 된 배경과 핵심 내용들은?

▼ 우리는 너도 나도 중국을 세심하게 잘 알아야 한다는 원론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 에도 각론적 접근에서는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현재 중국은 글로벌 기업의 핵심 거점 지역이면서도 세계를 리드하는 분야와 영역에서 속도감 있게 행진 중이다.

그랜드 차이나 벨트는 보험업, 은행업, 핀테크 등 괄목할 만한 발전상을 추적하면서 전자상거래, 포털 과 소셜미디어 영역에서도 경이적 성과를 일구어냈음을 확인했다. 사물인터넷과 가전 통신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현장들을 점검했다. 또한 글로벌 차원에서 물류의 대 혁신도 놀랄 만한 성취가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이는 위안화의 위력을 한층 공고히 강화시켜 나갈 것이 틀림없다.

우주와 항공·군사 부문까지 일취월장의 결실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그랜드차이나 벨트의 핵심 접점인 일대일로 정책을 우군으로 세계 곳곳에 포진하여 있는 화교들의 지원사격 아래 육로와 해상에서 생동감 넘치게 일구어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중국의 대약진을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다. 우리의 역량과 자질을 융합시켜 세계사적 대흐름에 유연히 합류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데 망설일 필요가 있겠는가?

● 중국 경제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들려 달라.

▼ 21세기 격동의 세계는 중대한 변화의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그 중핵에는 중국의 거대한 경제력이 포진한다. 중국의 경이적 경제 추진력이 한층 돋보이는 것은 미국 경제의 장기 침체, 재정 고갈로 인한 유럽 선진국들의 경기 불황과 일본의 무기력한 장기불황에도 아랑곳없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선진국들의 경제는 불황의 소용돌이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은 거침없는 지속적 성장으로 세계경제의 흐름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이는 중국 무역 규모가 세계의 무역 거래의 엔진으로 날개를 단 것이 생생하게 입증된다. 중국은 2013년 상품 교역 규모에서 미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1위로 등극했다. 중국 상무부는 2014년 3월 1일 홈페이지에서 “중국이 2013년 세계 제1의 상품 무역 대국이 됐다.”고 당당하게 공포했다.

중국의 위안화는 미국 달러, 유로, 영국 파운드, 일본 엔화와 함께 명실상부한 세계 5대 통화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 중국의 비약적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인터넷 환경의 개선, 스마트폰 사용자의 급증과 함께 중국 정부의 전자상거래 진흥책에 힘입어 소비의 새로운 창구로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내수시장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수행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2015년 8월 4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의 2014년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60% 가까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14년 중국 전자상 거래 교역액이 16조 3,900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59.4% 증가했다고 밝힌다.

중국 전자상거래는 모바일이 융합시키고, 지역은 편리성 추구를, 플랫폼은 강력한 유통으로 급성장 중이다. 기술은 고객관리 서비스를 더욱 세분화 시키는데, 이러한 활력 요소들은 중국의 전자상거래 발전과 촉진의 원동력이다. 아울러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에 따른 금융결제 서비스, 물류수송, ICT 산업 등 일련의 관련 산업은 중국 전체의 신경제산업을 주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물류산업의 발전은 상품을 더욱 안전하며 정확하며,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배송하고 있다.

● 중국의 위안화가 기축통화에 편입되면서 그 위상이 공고해지고 있는데?

▼ 2015년 11월 30일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위안화를 기축통화의 한 주축인 SDR(특별인출권)로 편입을 결정한 역사적 분기점을 이룬 날이었다. 바야흐로 중국의 위안화는 미국 달러, 유로, 영국 파운드, 일본 엔화와 함께 명실상부한 세계 5대 통화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국제준비자산으로 ‘황금 종이’으로도 불리는 SDR은 그동안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4종의 화폐로 구성돼 있었다. 비록 막차를 타게 된 것이 지만 위안화의 편입 비율은 10.92%로 정해졌다. 이는 달러화(41.73%)와 유로화(30.93%)보다는 낮은 것이지만 엔화(8.33%)와 파운드화(8.09%)보다는 높은 것이다. 이제 위안화는 세계 3대 기축 통화의 반열에 오르게 된 셈이다.

무역결제에서 중국의 위안화가 일대 도약을 이룬 가운데, 또 하나의 위안화 국제화의 추진축은 중국이 다수의 국가(지역)들과 맺은 통화스와프 결실이 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총 28개 국가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으며, 그 규모는 총 3조 1,000억 위안에 달한다.

●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신설 의미는?

▼중국이 기축통화의 반열에 오르게 된 소식을 전하기가 무섭게 또 하나의 낭보가 날아들었다. 중국이 아시아 경제를 선도하는 신주축이라 할 수 있는 국제금융기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이 2016년 1월 16일 개소식을 통해 출범을 알렸다.

AIIB는 2013년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동남아시아를 순방 하며 창설을 직접 제안하였고, 1년 후인 2014년 10월 24일 아시아 21개국 이 500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 (MOU)에 서명했다.

중국은 AIIB의 출범에 앞서 미국이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을 통해 세계 금융질서를 주도하는 현실에서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대한민국, 영국 등의 참여까지 이끌어 내며 새로운 금융질서 재편을 선도할 능력 이 상당하다는 것을 검증받은 셈이 되었다. 특히 한국은 AIIB 가입국으로서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공고해져 중국의 충분한 제반 지원이 기대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2016년 1월 16일 개소식을 통해 출범을 알렸다. 이는 아시아의 맹주이자 세계의 경제 리더로의 저돌적 도약으로 해석된다.

● 한국과 중국과의 제반 기술력 차이는 현저한가? 아니면 근접하여 있나?

▼ 중국의 약진 비결에 대해 전폭적인 정부 지원과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를 꼽을 수 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폰뿐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장 부지부터 제조설비까지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정부의 막강한 지원 덕분에 중국 기업들은 단기 성과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기술 개발·시도를 할 수 있다.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드 인 차이나 2025’의 깃발을 내건 중국이 '기술 한국'을 맹렬히 추격하며 디스플레이 등 24개 주요 산업의 기술격차를 0.9년으로 좁혔다는 진단이 ‘한국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평가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기술과 디스플레이, 스마트카, 로봇, 반도체 장비, 배터리, 엔지니어링을 비롯한 주요 24개 산업의 한중 기술격차는 불과 0.9년에 불과했다. 또한 양국 기업간 기술 격차가 5 년내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내 중국에 덜미를 잡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꼽은 영역은 ▲ 프리미엄(high-end) 스마트폰 ▲ 웨어러블 기기 ▲ 메모리 반도체 ▲ 스마트 전자기기 등 거의 전 부문에 걸쳐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한국이 여전히 앞서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국이 대대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전방위적인 고급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긴장을 풀 수는 없는 상황이다.

● 중국이 세계적으로 앞서거나 선도하는 부문은 무엇인가?

▼ 첨단 과학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올해 중국은 달 뒷면 탐사, 심해연구, 양자통신기술, 원자력발전 등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성과를 낼 전망이다. 천문학적인 투자유치와 정부당국의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해외 우수 인재 유치, 주요 기업들의 인수합병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중국이 이처럼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경제력이다. 실제로 중국의 과학기술 R&D 예산은 1995년부터 2013년까지 18년 동안 30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 2016년 R&D 예산은 2340억 달러에 달했는데 한국 화폐로 환산하면 250조 원이 넘는 금액이다. 현재 중국 연구소들은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면서 과학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논문을 발표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2016년 중국에서 발표된 논문 수가 42만6000건으로 미국의 40만9000건을 넘어섰다. 사상 최초로 중국의 논문 수가 미국을 넘어섰다.

● 중국 경제의 원군격인 화교들의 대활약상에 대해 들려 달라.

▼ 화교는 차이나타운(唐人街)을 중심으로 화교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국경 밖에 있는 또 하나의 중국을 이룬다. ‘바닷물 닿는 곳엔 화교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다. 160여 개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화교들은 끈끈한 네트워크를 밑받침 삼아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원동 력이자, 세계 시장의 ‘큰 손’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화교 상권을 국제금융권에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유럽연합(EU)에 이은 세계 3위 경제 세력으로 평가한다. 중국은 국경 내의 경제권 이외 에 별도의 국외 경제권을 가진 그야말로 세계 최강 경제국으로 우뚝 섰다.

이에 중국은 화교들에게 국적이나 거주지에 상관없이 ‘중화민족’으로서의 일체감을 고양시키기 위한 노력은 물론 화상들의 투자에 대해 우대정책을 일관되게 펼쳐왔다. 1990년 제정 된 중국의 교포정책 관련법은 화상들의 자본투자에 대한 지방정부의 지원과 법적 보호, 세제 우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내수시장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수행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 일대일로 ‘한중협력 시너지’ 전략은 무엇인가?

▼ 중국의 ‘일대일로’ 건설은 한국의 물류환경에 질적 전환점의 일대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기에 일대일로에 대하여 폭넓고 깊이 있는 이해를 필요로 한다. 한국기업들은 에너지, 교통, 정보통신(IT), 농촌 기반 시설, 상수도, 환경보호 등 제반 분야에서 참여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범국민적 관점에서 심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또한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이해관계는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한국은 중국이 구축하는 교통 인프라를 통해 중앙아시아에 적극 진출할 수 있는 이점을 누려야 한다. 물류비 절감이나 편리성 측면에서 분명 한국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의 명암과 한국의 대응전략은?

▼ 일대일로 정책은 중국과 각 대륙 권역의 연선국가(沿线國家)를 연결하는 대동맥이다. 또한 이를 직·간접 지원하고 후원하는 일대일로의 우군격인 화교들의 맹활약상이 두드러진다.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 중·동구, 독립국가연합(CIS),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아세안 등 5대 권역 연선국가들과 인프라 연결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이런 평가를 내린다. 현재까지는 일대일로 연선국가의 경제적 여건, 지정학적 리스크 등 일대일로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제반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아 중국과 일대일로 연선국가간의 인프라, 자금융통, 무역·투자는 속도감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일대일로 연선국가는 대부분 개발도상국이나 빈곤국가들로 구성되어 있고, 정치적·종교적으로도 불안정한 지역이 상존한다는 평가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아시아의 맹주로서 현대사에 마치 용의 승천을 보듯, 그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중국을 시샘하거나 경원시 하는 시각만큼은 과감하게 배제해 나가야 한다.중국은 ‘절대 종이호랑이가 아니다’는 엄연한 현실과 위력을 직시해야 한다. 더욱이 우리 대한민국은 공생과 상생의 논리로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의 양국 관계는 경제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 유사한 면이 적지 않다. 상호 공통적 접점의 모색과 실행에 실사구시 관점에서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일대일로 정책에 대해 우리 한국은 공생과 상생의 논리로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

● 언론인 생활을 하면서 집필한 서적들은? 추후 집필 플랜이 있다는 간략히 소개하여 달라.

▼ 한국 현대사의 거목인 김대중 대통령을 중점 조망한 ‘굿바이 DJ’와 대기(공기)오염의 실상을 촘촘히 규명한 ‘클린 에어’(Clean Air)‘ 고고학 최대의 논쟁을 불러일으킨 노아홍수의 실상을 사이언스 측면에서 고찰한 ‘노아방주 미스터리’가 있다. 또한 국제 뉴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현대 이스라엘의 모든 것을 살핀 ‘격동의 이스라엘 50년’이 있다. 시간과 여건이 주어지면 아랍의 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 아우르는 ‘아랍의 알파와 오메가’를 조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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