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부부 직접 나와 영접

김영남 등 최고 지도부도 총출동

북한군 의장대 사열과 분열 받아

평양 시민들 한반도기 들고 환영

문 대통령 환영객들과 직접 악수

21발 예포까지 발사… 이례적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마중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적 평양 방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고 수준의 예우와 파격적 의전으로 환대했다.

5개월 사이 세 번째 남북 정상의 만남이자 역대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 평양 방문에서는 최근 달라진 남북관계를 반영하듯 앞선 정상회담과는 의전행사부터 격을 달리했다.

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수행단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하자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직접 공항 에 나와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영접했다.

두 정상은 격한 포옹을 나눈 뒤, 두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눴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 부부와 인사한 뒤 영접 나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등 북한 수뇌부와 인사와 악수를 했다.

이어 두 정상은 미리 도열해 있던 북한군 육·해·공군 의장대와 군악대 앞으로 이동했다. 의장대장의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군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하여 분열하였습니다."라는 구령을 시작으로 군악대 연주에 맞춰 의장대는 '받들어 총' 자세를 취했다.

두 정상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의장대를 사열했지만 사열을 마치고는 미소를 지으며 담소를 했다. 레드카펫을 따라 분열대에 올라서자 육·해·공군 의장대는 분열 대오를 갖추고 '우로 봐' 자세로 두 정상 앞을 이동했다.

사열과 분열이 진행되는 동안 수천 명이 넘는 평양 시민들이 손에 쥔 한반도기와 인공기, 꽃다발을 흔들며 문재인 대통령 일행을 열렬히 환영했다. 평양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환영행사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항의 환영행사장에는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대형문구가 내걸렸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수천 명의 평양시민들은 문 대통령을 태운 비행기가 멈추기도 전에 단일기와 인공기, 꽃다발을 흔들기 시작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분주하게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환영 인파 속에서 오른손을 들어 흔들며 인사를 했고 몇몇 환영객들과는 직접 악수를 했다. 또 남북의 영부인인 김정숙·리설주 여사는 양 정상을 뒤따르며 박수를 치며 환영인파의 환호에 화답하기도 했다.

선례에 비춰볼 때 북한의 이번 의전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수교국의 해외 국빈을 맞이하는 의전과 격을 같이 했다. 더욱이 두 정상이 의장대를 사열하는 동안 21발의 예포를 발사한 것은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뛰어 넘는 파격적인 의전이었다. 국기게양과 국가 연주를 제외하면 규모와 격식 면에서 최고의 예우로 영접이 이뤄진 셈이다.

두 정상은 공향 환영행사 이후 각자의 차량을 타고 떠났으나 ‘깜짝 차량 동승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백화원 영빈관까지 가는 중간에 카퍼레이드가 있었다"며 "많은 평양주민들이 나와 환영을 했다"고 설명했다.

동승한 두 정상 중 문 대통령이 상석인 뒷좌석 우측에 앉았고, 김 위원장은 좌측에 자리했다. 도착 직후 김 위원장이 먼저 내려 문 대통령을 챙겼고, 김정숙·리설주 여사가 동승한 차량이 뒤이어 도착했다.

앞서 2000년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예고 없이 순안공항에 나타나 김대중 대통령을 영접했으며, 이후 같은 차에 동승해 50여분간 함께 이동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두 정상이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가 한동안 세인의 관심에 오르내렸다.

2018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공식환영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리설주 여사와 함께 평양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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