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묵 기자) 김포시 치매안심센터가 운영 100일을 맞이했다.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문제를 개별 가정이 아닌 국가돌봄 차원으로 해결하겠다는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에 따라 마련됐다.

이제부터 치매 노인과 가족이 센터를 방문하면 일대일 맞춤형 상담부터 검진, 관리, 서비스 연결까지 통합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건강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김포시 치매안심센터에 대해 살펴본다.

김포시치매안심센터 현판 정면

◈ 한 곳서 진료·상담·검진…부담 경감

김포시는 지난 5월 30일 연면적 689.27㎡규모로 보건소 인근 래미안프라자(북변동 817) 4층에 치매안심센터를 개소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치매안심센터는 진료실, 상담실, 검진실, 프로그램실, 쉼터, 가족카페를 갖추고 협력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등 전문 인력이 치매 통합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치매안심센터 개소로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부터 조기발견, 치료지원, 가족지원 등 통합적인 지원 서비스체계가 구축됐으며 치매환자의 중증화를 억제하고 환자 가족의 사회적비용 경감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현재 치매관련 상담‧등록 관리, 일대일 사례관리, 조기 검진, 치매치료 관리비 지원, 예방 프로그램, 치매인식개선 교육·홍보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 조기발견, 지속치료가 가장 중요

치매는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없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치매가 진행되면 점차 심각한 인지기능 저하, 행동장애는 물론 일상생활과 직업적, 사회적 기능장애를 보이게 된다.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약물치료는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초기에 약물을 사용하면 건강한 모습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전 국민이 치매를 조기 발견해 진행을 지연시킬 경우 20년 뒤엔 현재 10% 가량인 치매 유병률이 8% 수준으로 낮아진다. 또 치매 초기일 때부터 약물치료를 하면 5년 뒤 요양시설 입소율이 5분의 1로 줄어든다고 한다.

약물치료를 지속하면 증상악화를 늦춰 치매 환자의 독립성을 연장하고 가족 돌봄의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이 때문에 김포시치매안심센터에서는 조기발견, 지속치료 등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 치매관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진료비 부담? “이제는 걱정 없어요”

김포시치매안심센터에서는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치매선별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검사결과 인지저하인 경우 진단검사(신경인지검사) 뒤 신경과 협력의사의 진료, 상담을 통해 임상평가와 치매진단을 무료로 받게 된다.

치매진단 뒤에는 3단계 치매협력병원인 뉴고려병원, 김포우리병원에 혈액, CT검사 등 치매감별검사를 의뢰해 더욱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이때 중위소득 120% 이하인 경우 검사비 8만 원이 지원되며, 치매치료관리비도 월 3만 원까지 지원된다. 치매약을 복용 중인 경우 치매안심심센터로 문의해 신청하면 된다.

◈ ‘실종 치매노인 제로’…경찰과 협업

김포시치매안심심센터는 치매노인의 실종예방과 신속한 발견을 위해 김포경찰서와 ‘치매노인 실종 제로(ZERO)사업 추진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지문 사전등록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상습 실종 치매노인에게 배회감지기를 보급하는 등 치매안심센터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 ‘이음 프로그램’ 즐거움·효과 두 배

치매안심센터에서는 경증치매환자를 대상으로 독립적이고 건강한 일상생활 유지를 위한 주 5회 인지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건강을 규칙적으로 유지‧관리하기 위한 건강이음, 타인과 적절한 관계 유지를 위한 관계이음, 사회적 외부활동과 참여증진을 위한 지역사회이음, 생활 속 위험요인 관리와 안전한 환경 유지를 위한 안전이음, 독립적인 일상생활습관 형성을 돕는 습관이음을 주제로 매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참여 어르신들의 만족도도 높다.

또한, 인지저하자와 75세 이상 치매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향상을 위해 태블릿PC를 이용한 게임형식의 인지재활 훈련과 우울과 불안 감소에 도움을 주는 음악수업, 손상된 시‧공간적 감각들을 되살리는데 도움을 주는 미술수업도 반응이 좋다.

아울러 치매가족교실과 가족간 정보를 나누는 가족자조모임을 운영하며 고통 받는 가족들이 조금이나마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양곡고등학교 현판식

 

◈ 치매안심마을 지정…이웃 인식개선

김포시 보건소는 양촌읍 양곡휴먼시아 8단지를 치매안심마을로 지정해 치매환자 인식개선, 치매친화 환경조성과 독거노인, 75세 이상 고위험군 어르신을 대상으로 주 1회 인지자극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건강리더 양성, 지역자원 연계 등 이웃주민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치매를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치매안심마을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통진고등학교, 양곡고등학교를 치매극복선도학교로 지정하고 학생, 교직원들에게 치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있다.

치매파트너로 활동하는 학생과 교직원들은 치매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지지와 자원봉사 활동을 한다. 이들은 방학 중 치매안심센터에서 경증치매환자 인지건강프로그램 지원, 홍보캠페인 등 치매인식개선 활동에 적극 참여하게 된다.

또한, 치매안심센터 매년 치매극복선도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추가 교육을 진행해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치매극복의 날(9월21일) 기념 ‘한마음 치매극복 걷기행사’가 오는 15일(토)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구래동 호수공원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치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모든 연령대가 함께 치매예방에 좋은 ‘걷기’를 실천해 치매극복의 희망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축하공연, 기념식, 호수공원 둘레 걷기와 함께 치매‧건강관련 체험부스가 운영되며, 김포시청, 보건소 홈페이지나 전화 또는 당일 현장접수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통진고등학교 현판식

◈ 협의체 구성…적절한 지원·서비스 최선

김포시치매안심센터는 치매관리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수시로 치매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고 있다.

특히, 유관기관 및 단체의 협력, 지원을 통한 치매자원 발굴, 연계·협력 등 김포시치매지역사회협의체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치매지역사회협의체 회의에서는 구성원 간 상호연계 및 협력 강화, 치매안심센터의 효율적인 운영 등 폭 넓은 논의가 이뤄졌다.

구성원들은 치매안심센터를 구심점으로 더 효율적인 치매환자 등록 관리와 연계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황순미 김포시 보건소장은 “치매안심센터의 포괄적인 치매관리로 치매예방과 조기발견, 치매노인과 가족을 위한 적절한 지원과 서비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치매실종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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