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박진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오전 서초동 대법원 본관 중앙홀에서 열린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 참석 "사법주권 회복 70주년을 맞는 오늘 사법개혁의 새 역사가 시작되길 기대한다"며 "법관 한 명 한 명의 마음에 살아 숨 쉬고 있는 법관 선서가 어느 법정, 어느 사건에서나 자유롭게 펼쳐질 수 있도록 저도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을 철저히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지난 정부 시절의 '사법농단'과 '재판거래' 의혹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며 "의혹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하며 만약 잘못이 있었다면 사법부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 사법부가 국민의 희망에 응답할 역량이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은 검찰 수사 등 법원 안팎이 어수선한 점을 고려해 70주년 기념행사는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간소하게 마련했다. 아울러 과거 기념식은 본관 1층 대강당에서 열렸지만, 올해 기념식은 사법부의 헌법적 사명을 되새기고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로 2층 대법정 앞 중앙홀에서 열렸다. 이곳은 판사 임명식, 대법관 취임식이 열리는 장소다.

기념식에서는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리는 한승헌 변호사가 국민훈장 무궁화장(1등급)을 받았다. 한 변호사는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수많은 시국사건 변호를 맡는 등 인권변호사로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헌신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1976년 유신시절 긴급조치 위반 사건에서 유일하게 무죄 판결을 선고한 고(故) 이영구 전 판사와 여성 인권의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성희롱 문제의 법적·제도적 해결의 기틀을 마련한 김엘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에게는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이 수여됐다. 26년 간 법원공무원으로 헌신한 이홍용 민원상담위원도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이 자리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및 대법관, 국민대표, 각급 법원 판사들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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