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8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3000명으로 곤두박질치며 2개월 연속 1만 명에 미치지 못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고용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8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3000명으로 곤두박질치며 2개월 연속 1만 명에 미치지 못했다. 실업자 수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8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었다. 청년실업률은 19년 만에 8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000명 증가했다. 이는 2010년 1월 1만 명이 감소한 이후 8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올해 초 30만 명대를 웃돌던 취업자 수 증가는 지난 2월부터 7개월째 연속해서 10만 명대 혹은 그 이하를 기록 중이다. 특히 7월부터는 두 달째 1만 명에 미치지 못했다.

15~29세 청년실업률은 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8월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 1999년(10.7%) 이후 가장 높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도 23.0%로 0.5%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만5000명 줄며 지난 5월부터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11만7000명), 도매 및 소매업(-12만3000명) 등도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4만4000명), 정보통신업(7만2000명), 농림어업(6만9000명), 건설업(5만3000명) 등은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상용근로자가 27만8000명 증가했지만 임시근로자는 18만7000명, 일용근로자는 5만2000명 각각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은 51.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7만1000명 늘어난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2만4000명 줄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도소매업과 제조업, 사업시설 및 지원서비스업 등 지금까지 감소세를 이어오던 분야에서 감소가 지속,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이 둔화되고 고용률도 하락하는 모습이다"며 "최근 제조업을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 특히 제조업에서 고용유발효과가 큰 자동차나 조선업 쪽 부진이 계속되며 관련된 도소매업이나 연관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이 많이 둔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업자는 113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4000명(13.4%) 증가했다.

실업자 수는 지난 1월부터 8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섰다. 실업자 수가 8개월 이상 연속으로 100만 명을 넘은 것은 1999년 6월∼2000년 3월이 마지막이다. 실업률은 4.0%로 0.4%포인트 상승했다.

15~29세 청년실업률은 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8월을 기준으로 하면 1999년 8월 10.7%를 찍은 이후 가장 높다. 청년실업이 외환위기에 버금간다는 뜻이다.

청년층의 경우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실업률 상승이 두드러졌다. 청년층이 아르바이트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커지고 실업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빈 과장은 "8월이라는 계절적 특성으로 단기 일자리를 구하고자 하는 욕구가 많았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쪽에서 취업자 감소가 이어지다 보니 젊은 층의 노동 공급 욕구는 높은데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는 '미스매치'가 발생했다"며 "경기적 영향에 의한 청년실업률 상승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도 동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고용보조지표3은 11.8%로 전년 동월 대비 0.7%포인트 올랐고,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3%로 0.5%포인트 상승했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