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국내에서 3년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감염자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확진자는 쿠웨이트 방문 후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를 거쳐 입국한 이 모(61) 씨 한 명뿐이지만 밀접접촉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확산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당국의 메르스에 대한 초기 대응은 3년 전보다는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이 씨가 쿠웨이트를 방문한 후 공항 검역단계에서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고 입국장을 통과한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더구나 입국 직후 체력이 떨어져 휠체어를 탄 채 입국 심사를 받았지만 공항 검역대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설사와 복통, 이에 따른 탈수 증상 치료를 위해 공항을 나서자마자 리무진 택시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했고 삼성서울병원은 3년 전과 달리 중동 방문 이력을 확인해 처음부터 별도의 격리실로 안내해 진료했다. 진료 과정에서 발열과 가래, 폐렴 증상을 확인해 보건당국에 메르스 의심환자로 신고했다.

또 밀접 접촉에 해당하는 검역관과 항공기 승무원, 택시 기사, 의료진 등 21명을 빠르게 격리 조치했다.2015년 5월 당시에는 처음 확진을 받은 환자가 병원 3곳을 돌면서 진료를 받았지만 열흘이 지나서야 최종 확진을 받는 등 늑장 대응이 문제였다.

초기 대응의 실패로 감염 환자 수는 10일 만에 13명을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늘었다.

게다가 환자가 방문한 병원 이름도 한 달가량 비공개하면서 국민 혼란도 키웠다. 이런 허술한 방역체계 때문에 의료진을 포함해 감염자가 모두 186명에 달했고 이 중 38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국민적 혼란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피해도 막대했다.이번에는 과거와 같은 초기 대응 실패를 재연하지는 않았지만 안심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이번에는 발생 시기가 추석 성묘부터 민족 대이동 시즌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잘못 대응했다간 큰 코를 다칠 수 있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메르스는 전염력이 강하고 치사율도 높은데도 백신이 아직까지 개발돼 있지 않다.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은 이런 무서운 전염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3년 전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보다 체계적이고 면밀한 대처가 필요하다.

앞으로 2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중앙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확실하게 하고 지자체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체계를 갖춘 가운데 메르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또한 국민들도 예방을 위해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보건당국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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