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으로 촉발된 터키 리라화 폭락 충격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하며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으로 촉발된 터키 리라화 폭락 충격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하며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13일 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35.32포인트(1.55%) 급락한 2247.47포인트를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28.48포인트(-3.63%) 폭락한 756.33포인트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723억 원을 내다 팔았고 기관과 개인투자자는 각각 134억 원과 102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이 매물을 쏟아냈다. 기관은 1001억 원어치를 매도했고 외국인은 583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만 1488억 원치를 사들였다.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상승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0원 오른 1,133.9원에 거래를 마쳤다. 리라화 폭락이라는 터키발(發) 충격으로 연중 최고점 부근까지 치솟았다.

터키 리라화 환율은 이날도 폭락해 올 들어 40% 떨어졌다. 이런 리라화 쇼크는 아시아시장으로 전염되며 세계 금융시장이 공포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기축통화인 달러화가 강한 부분도 있고 터키를 중심으로 신흥국 시장에 대한 리스크가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라며 "무역분쟁 이슈 뿐 아니라 신흥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완화되지 않고 관련 불안 심리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상방 쪽으로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28.9원)보다 3.1원 오른 1132.0원으로 출발했다. 1130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 7월 24일 이후 약 3주 만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터키 리라화 급락으로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가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외환시장 전반에 위험 회피심리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글로벌 경제를 틀어쥐고 있는 미국과의 충돌로 터키의 화폐가치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터키에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두 배로 부과한다고 말한 뒤 리라화 가치가 16% 폭락한데 이어 13일 아시아 외환시장 개장 초반 12% 넘게 추가 폭락했다.

터키와 밀접한 경제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권 국가에 금융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국내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유로 가치가 떨어지면서 강해진 강달러 압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도 하락한 것이다. 달러 대비 유로는 1.2% 떨어져 1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오름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물산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 속 미국과 터키의 불안한 상황을 반영하면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크게 변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적 혼란이 마무리될 경우 단기적 영향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터키 경제성장률이 4%대로 나쁘지 않아 구제금융을 받으면 나아지리란 해석에서다.

전 연구원은 "터키 경제 상황과 제한적인 달러 강세, 위안화세 진정 분위기 등 글로벌 경제 분위기를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1150원 부근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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