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0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것과 관련 "김기춘 전 실장이 해야 할 일은 환자로 위장하는 코스프레가 아니라 용서를 구하고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현대사 어두운 질곡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런 김 전 실장은 검사, 장관, 국회의원, 대통령비서실장 등 요직을 거치는 동안 이 땅의 역사에 반민주, 반역사의 인물로 찍혀있다"며 "김 전 실장의 법과 지위를 이용한 악행은 너무도 많아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불가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신헌법을 만드는데 일조했고, 민청학련과 인혁당 조작사건의 중심에 섰다"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부정선거를 모의했던 '초원복집사건'의 장본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박근혜정부에선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세월호 여론조작, 사법부 재판 등 범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면서 "이 정도면 법마(法魔)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김기춘 전 실장이 만일 3차 소환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서라도 청와대-법원행정처간 재판거래 사건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국민적 의혹 해소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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