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최근 경제·금융 현안과 대응방향을 논의를 위한 조찬 회동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진화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년 연속 10% 이상 오른 최저임금 증가율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김 부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미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가운데 경제심리를 위축시켜 하반기 경제운용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가진 뒤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은 분명히 있지만, 하반기 경제운용에 부담으로 작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올해 일부 연령층과 일부 업종의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현실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고, 사업자의 (최저임금 인상분) 부담 능력을 감안할 때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과 기업의 경쟁 마인드나 혁신성장 측면에서도 경제를 활용하는 심리적인 마인드를 촉진시켜야 하는 입장에서 볼 때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이 높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를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우려에 김 부총리는 정부 차원에서 영세 자영업자와 영세 중소기업, 사업주에 대한 여러가지 보완대책에 나설 계획임을 강조했다.

다만 3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 확대 여부와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일자리 안정자금을 3조원 가까이 지원했는데 보완책으로 효과가 일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정부가 재정을 통해 시장 가격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일자리안정자금은 3조원을 초과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고, 국회에서 정해진 한도 내에서 운용의 미를 살리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올해 3% 성장률 달성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가 거시경제상 잠재성장국면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 모습"이라며 "다만 하반기 미·중 무역마찰 등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무역환경과 국제 금융환경, 대내적 위험요인을 같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한은의 고용전망과 관련해 "어느정도 최저임금 인상이 예상된 것이어서 하반기 고용전망치가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7월 수정경제전망 발표에서 올해 취업자 증가폭이 전년 대비 18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원화 약세 기조에 대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미 달러화 강세로 보는게 더 정확하다"며 "원화 약세는 지난달 중순 이후 단기간에 나타난 현상이지만,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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