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에 이어 세 번째로 노동 시간이 길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한국은 아직까지 10명중 3명꼴로 장시간 노동(1주 49시간 이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평균 노동시간도 2024시간에 달했다. 이 같은 ‘과로 노동’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에 이어 세 번째로 노동 시간이 길었다.

15일 한국은행이 펴낸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최근 해외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노동자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지난해 기준 2024시간으로 조사됐다. OECD에 가입된 37개국 중에서는 멕시코(2257시간)와 코스타리카(2179시간)에 이어 3위다. OECD 회원국의 평균 근로시간이 1759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노동자가 265시간 더 일한 셈이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다. OECD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난 2008년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2209시간에 달했으나, 지난 2016년 평균 2071시간까지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이보다 47시간 더 단축된 것이다. 그러나 OECD 국가별 비교에서는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매년 3위권 머무르며 과로 국가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지난해 가장 노동시간이 짧았던 국가는 독일로 연간 1356시간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덴마크(1408시간), 노르웨이(1419시간), 네덜란드(1433시간) 등의 순으로 적게 나타났다. 일본은 1710시간으로 한국보다 314시간 적게 일했다. 미국도 1780시간으로 일본보다는 길었지만, 한국보다는 244시간 짧았다.

한국은 장시간 일하는 노동자의 비중도 압도적으로 높았다. 일본의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가 지난 2016년을 기준으로 주 49시간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의 비중을 분석한 결과 한국(2015년)이 전체 근로자의 32%를 차지해 주요국보다 높게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근로자 비중이 37.6%로 여성 근로자 비중(24.5%)보다 높았다.

한국의 뒤를 이은 일본도 20.1%로 비교적 높은 편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국가들 중에서는 미국(16.4%), 영국(12.2%), 프랑스(10.5%) 등이 10%대에 머물렀고, 이탈리아(9.9%), 독일(9.3%) 등은 10% 밑에서 맴돌았다.

한편 ‘일하는 방식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연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플렉스 타임제' 등의 근무형태를 도입하거나 유예기간 차등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치들을 마련했다.

지난 1일부터 '주 52시간 근로제'가 실시된 가운데 '탄력근로제 도입' 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한국과는 다소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사업장에서 업무량이 대폭 증가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생길 경우 잔업시간 한도를 연 720시간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대신 월 100시간, 2~6개월 평균 잔업시간이 80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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