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시민투표 세종의 뜻 앱 초기 화면

(세종=송승화 기자) 세종시는 누구나 모바일을 이용해 시정현안에 투표, 의견을 제시 할 수 있는 정책투표시스템 ‘시민투표 세종의 뜻’을 운영한다고 발표했지만 곳곳에 허점이 노출되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춘희 시장은 2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시민이 일상적으로 시정에 참여하고 주요 현안을 결정해 시민주권 특별자치시 구현을 추진 배경을 밝히고 유형에 따라 모바일, 문자, 현장투표 등 3가지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중 모바일 투표의 경우 시민이 스마트폰에 앱(app)을 설치해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지만 시작부터 공정한 ‘민의’ 수렴이 가능할까 의문이 들고 있다.

우선, 모바일에 앱을 내려 받는 과정에서 ‘세종시민’과 ‘타 지역 시민’의 구분이 없어 다른 지역 시민도 투표하는데 아무 제약이 없다.

또한, 해당 앱을 내려 받은 후 별도 가입이 절차가 없어 미성년자와 타 지역 시민도 투표 할 수 있어 향후 민감한 사항에 있어 신뢰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해당 앱에선 문자 인증을 통해 한 가지 사안에 대해 같은 번호로 두 번 투표 할 수 없게 되어 있지만 이것도 문자 인증을 해제 한 후 같은 스마트폰을 이용 다른 번호로 인증을 받으면 한 사람이 여러 번 투표 할 수 있다.

이밖에도 해당 앱에서 정책을 참고하는데 시민 의견을 대표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며 참여 시민의 숫자가 어느 정도 되어야 정책에 반영할 지도 기준이 없다.

또 투표된 사항에서 시민의 찬성으로 결정된 ‘정책’에 있어 세종시의회가 이를 견제 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세종시가 21일 발표한 '시민투표 세종의 뜻' 투표 화면

이에 대해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시민이 아닌 타 지역 시민이 앱에 가입해 투표를 해도 아직까진 걸러낼 장치가 아직 없다고 짧게 답변했다.

이어 “시민투표 본래 취지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며 투표에 예민한 사항은 투표 하지 않으며 시민의 뜻을 반영하는 10가지 사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토론하고 선택해 시민이 참여 하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세종시청 담당자는 타 지역 시민 투표와 관련해 이춘희 시장과 같이 “아직까지 시스템에서 이를 거를 장치가 없고 타 지역의 이와 유사한 시스템도 같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구분과 관련 “설문지 끝에 투표자가 어느 지역인지 표시 할 수 있게 했다”고 답변했지만 다른 지역 시민이 세종시 시민이라고 표시하면 현실상 걸러낼 방법이 없다.

이어, “모바일 투표 결과는 정책 ‘결정’ 사항이 아닌 ‘참고’ 사항이며 투표 참여 숫자가 얼마 안 되면 정책에 반영하기 힘들고 시행 초기 문제점이 발생 될 것이며 이런 문제를 수정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민 A 씨는 “민의를 수렴하기 위한 모바일 투표 장점은 있지만 특정 집단이나 이해 관계자들이 이를 역이용 할 수 있는 만큼 시스템을 완벽히 보완한 후 그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며 추가 보완을 요구했다.

한편, 세종시에서 추진하는 ‘시민투표 세종의 뜻’은 지난 5월 행정안전부 주관 ‘시민참여’ 사회적 가치 구현 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해 5000만 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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