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렬 기자) 전 세계 헌법학자들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헌법대회'가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5일간의 일정으로 18일 개막됐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동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세계헌법학회와 조직위원회, 헌법재판소, 대법원, 법무부가 공동 주최한다.

이번 헌법대회의 주제는 ‘폭력적인 분쟁과 평화 구축, 그리고 헌법’으로 외국의 헌법학자 400여명과 국내 학자, 변호사 등 800여 명의 법률전문가들이 27개의 주제별 세미나로 학술적에서 토론을 진행한다.

이날 오후 1시 개막식에는 김명수 대법원장를 비롯하여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박상기 법무부장관, 강일원 헌법재판관, 마뉴얼 세페다(콜롬비아) 세계헌법학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개막식 축사를 통해 "최근 남북 간의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어 한반도에도 평화의 기운이 찾아오고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에서 한반도의 평화의 정착을 위하여 헌법학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따라서 이번 세계헌법대회의 주제를 폭력적인 충돌, 평화구축 그리고 헌법으로 정한 것이 매우 시기적절하다"면서 "이번 (헌법) 학술대회가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위한 또 하나의 수단까지 추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직위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4개의 핵심 세미나를 개최하는데, 내용은 디지털시대의 지속 가능성과 정치적 자율성, 전 지구적으로 지속가능한 인간적인 삶과 기본 소득에 대한 권리, 헌법적 해결책으로서의 숙의민주주의와 위기 하의 대의민주주의, 지방분권의 미래 : 공존과 공영 등이다.

특히 ‘디지털시대의 지속 가능성과 정치적 자율성’ 세미나에서는 디지털 시대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의 개발 등으로 위협 받는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 노동권 등 현실적인 문제가 다뤄진다.  

정재황 세계헌법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는 국가 재정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회의) 예산을 지원해 주었다"면서 "이는 외국에서도 한국의 입헌주의를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서 헌법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번 세계대회 주제는 폭력에 맞서는 헌법의 구축"이라며 "최근 한반도에 평화통일의 기운이 되살아나고 있는 이때에 주제가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세계헌법대회를 통하여 세계 여러 헌법학자들이 한반도, 나아가 인류의 평화를 구축하는데 헌법적 통찰력을 풀어 놓아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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