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기자)  이제 산과 들이 푸르고 푸른 봄을 지나 어느덧 여름의 문턱에 접어든 6월이다.

이럴 때는 한 여름보다 더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을 피하고 싶어 불쑥 교외로 나가 여행을 즐기고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은 볼게 없고, 멀면 몸이 너무 힘들어서 중도에 여행을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자가용으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가볍고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유서 깊은 문화유적과 서해의 아름다운 전경은 물론, 어리굴젓, 꽃게, 게국지, 우럭젓국 등 먹거리가 풍부한 ‘서산시’ 다.

가볍게 떠났지만 연인, 친구, 가족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두 배의 만족을 선사할 것으로 보장한다.

-세계적인 천주교도들의 성지 ‘해미읍성(海美邑城)’

 

사적 제116호인 서산 해미읍성은 고창읍성, 낙안읍성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읍성으로 조선시대에 충청병마절도사영이 위치했던 군사적 중심지였다.

또 1866년 병인박해시 1,000여명의 천주교 신도들이 잡혀와 처형당한 아린 아픔도 간직하고 있어 성지(聖地)로 여겨지기도 한다.

특히 지난 2014년 8월에는 전세계 천주교도들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곳을 찾아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해, 23개국 6,000여명의 가톨릭 신자 등 2만 3,000여명이 운집하기도 했다.

해미읍성은 천주교 신자뿐만이 아니라 체험학습과 가족여행을 함께 즐기려는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만점으로 꼽힌다.

관아, 민속가옥촌, 소원돌탑, 옥사체험, 의복체험 등 조선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시설과 메주 토요일 오후 1시에 대북, 모듬북, 사물놀이 등 타악공연과 승무 등 다채로운 전통문화공연이 해미읍성을 찾는 관광객을 유혹한다.

혹서기를 제외하고 4월부터 11일까지 지역농가가 생산한 신선한 제철 농산물과 가공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도 열린다.

-백제의 미소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磨崖如來三尊像)’

 

서산에는 백제시대 최고의 걸작품이 있다. 바로 국보 제84호로 지정된‘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이다.

백제시대에 서산시는 중국에서 백제의 도읍인 부여로 통하던 옛 중국과의 교통로이자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곳이며 이를 입증하는 것이 바로 이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이다.

가야산 계곡의 절벽 단단한 화강암에 왼쪽에는 제화갈라보살입상이, 오른쪽에는 미륵반가사유상이 가운데에는 석가여래입상이 새겨져 있다.

마애여래삼존상을 보고 있노라면 특유의 넉넉하고 잔잔한 미소가 저절로 웃음이 나게 한다.

그래서 마애여래삼존상의 미소를‘백제의 미소’로 불리게 됐다.

더욱 놀라운 일은 이렇게 백제의 걸작인 마애여래삼존상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불과 1959년의 일이라는 것이다.

백제의 여유, 따스함과 함께 망국(亡國)의 애상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일화다.

-트레킹 마니아들의 천국 ‘황금산(黃金山)’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에 있는 황금산이 트레킹 코스로 각광을 받은 지는 오래됐다.

황금산은 해발 1297m로 작고 나지막한 산이지만 해송과 야생화, 완만한 숲길과 탁 트인 바다, 코끼리바위로 대표되는 해안절벽이 그야말로 절경을 이룬다.

이와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와 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황금산은 주차장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20분 정도 오르면 길이 네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은 헬리콥터 착륙장, 왼쪽은 황금산사, 아래쪽은 해안절벽과 코끼리바위가 있다.

여유 있는 걸음으로 느긋하게 걸어도 3시간이면 족히 황금산 전체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고 좋아하는 곳은 해안가에 자리한 코끼리바위다. 멀리 서해를 바라보며 떠나온 고향을 그리는 듯 거대한 코끼리 한 마리가 망부석처럼 우뚝하니 서 있다.

-서산 삼길포항, 관광지로 ‘각광’

 

서산의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어촌포구인 삼길포항이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어지면서 충남 서해안권의 대표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미항(美港)인 삼길포항에 있는 삼길산에 오르면 해변 드라이브 코스와 탁 트인 서해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여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만든다.

유람선을 타면 50분에서 1시간가량 바다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선상에서 바로 떠서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우럭과 광어, 놀래미 등 싱싱한 수산물들은 삼길포항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가득한 각종 축제도 ‘풍성’

서산지역에서는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즐비하게 준비되는 각종 축제도 풍성하게 열린다.

■ 팔봉산 감자축제(6.23 ~ 6.24)

 

이달 23일과 24일에는 서해 갯바람과 팔봉산의 솔향을 머금은 포슬포슬한 감자를 맛볼 수 있는‘서산 팔봉산 감자축제’가 팔봉산 주차장 일원에서 열린다.

이 기간 동안 팔봉산 감자골 노래자랑과 초청가수 공연을 비롯해 ▲맨손 물고기 잡기체험 ▲농특산물 판매·즉석경매 ▲전문 요리사 초청 감자요리 시식회 등이 마련된다.

특히 1인당 8천원에서 1만 5천원의 참가비만 내면 5~10㎏의 씨알 굵은 감자를 직접 캐 갈 수 있는 ‘감자캐기체험’ 이 인기다.

■ 서산뻘낙지먹물축제(8월중, 미정)

 

지쳐 쓰러진 소도 일으킬 정도로 영양이 뛰어나고 특유의 육질에 담백한 맛으로 별미 중의 별미로 알려져 있는 서산뻘낙지먹물축제도 유명하다.

이 축제에서는 인기가수의 콘서트와 각종 공연을 비롯해 낙지비빔밥을 나눠먹는 퍼포먼스, 맨손 뻘낙지 잡기, 갯벌 바지락 캐기, 감태 팩 해보기, 낙지캐릭터와 사진 찍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 서산해미읍성축제(10.12 ~ 10.14)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리는 ‘서산해미읍성축제’는 6년 연속 문화관광체육부 지정 유망축제로 선정된 서산의 대표적인 가을축제다.

이 기간에는 태종대왕 행렬 및 강무, 마당극, 천주교 순교행렬 재현 등 조선시대와 현재가 공존하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또 주먹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마솥주먹밥 체험과 곤장・형틀체험, 옥사체험 등도 해볼 수 있다.

■ 서산국화축제(10.27 ~ 11.4)

 

서산국화축제를 방문하면 화창한 가을날씨와 함께 수만송이의 국화가 만들어내는 그림 같은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

또 절화국화, 분재국, 국화차, 국화꽃따기, 국화 비누와 화관 만들기 등 국화 관련 상품과 관련된 체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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