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세기의 ‘핵 담판’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3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약 2시간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첫 만찬 회동은 양측이 공식 회담에 앞서 탐색전을 벌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두 사람 31일(한국시간 오후 10시)에 고위급회담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담이 끝난 후 한국시간 6월 1일 오전 3시15분 기자회견을 한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AP통신은 이날 오후 7시께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이 뉴욕의 한 정부 관련 건물에 도착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이후 AP통신은 8시50분께 저녁식사가 끝났다고 전하면서 두 사람이 각자의 자동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과의 저녁식사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녁이 어떠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폼페이오 장관은 짧게 "정말 멋졌다(It was great)"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에 따르면 이날 그들은 저녁식사로 '미국산 소고기'를 먹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과 만나기 전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잠재적인 정상회담을 논의하기 위해 뉴욕에서 김영철과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찬 후 역시 트위터를 통해 "뉴욕에서 김영철과 나눈 저녁식사는 좋았다(Good working)"며 "스테이크, 옥수수, 치즈가 나왔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31일 열리는 고위급회담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미정상회담은 당초 다음달 12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회담 취소 서한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내면서 불확실해졌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전격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동하면서,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뉴욕·판문점·싱가포르에서 북미 간의 접촉이 진행되고 있다.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실무적인 논의가 오가고 있는 만큼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이번 만남은 북미정상회담 개최의 최종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김 부위원장의 방미와 관련, 다음달 1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막후협상이 진전을 이뤄 중요한 지점에 도달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앞선 방북 당시 비핵화 방법에 관한 북미 간 이견을 실질적으로 조율한 당사자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시절인 2000년 조명록 북한군 차수가 워싱턴을 방문한 이후 18년 만에 미국을 찾은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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