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아 고영준 기자) 우리나라 학생 스포츠는 생활 스포츠보다 엘리트 스포츠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운동을 그만두거나 취업(프로입단)에 실패한 학생들의 진로문제, 기본권에 해당되는 교육 받을 권리 침해 등. 엘리트 스포츠의 문제점은 항상 제기되어 왔었다.

그 해결책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고등학교 야구에 주말리그가 시행되었고 근래에 발생한 한 개인의 학사농단을 계기로 대학야구에서도 작년부터 주말리그가 시행되었다.

주말리그는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평일에는 수업을 듣고, 수업이 없는 주말을 이용해 대회가 진행되는 방식이다.

올해로 2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대학야구 주말리그 문제점은 없을까?

-마음 편히 쉬고 싶어요

학생 선수들은 학습권을 보장받는 대신 아주 기본적인 휴식을 취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모 대학 3학년 선수 A군은 “주말리그를 시행하기 전에는 쉴 시간이 있었는데 주말리그가 시작 된 이후로는 쉴 시간이 없다‘며 하소연을 하였다.

평일 수업이 있는 날에는 수업을 듣고 늦은 오후나, 저녁에 운동을 하고 수업이 없는 날엔 수업대신 운동을 주로 하는 학교들이 많았다. C학점 이하를 받게 되면 대회 출전을 할 수 없다는 총장협의회의 룰 때문에 짬이 나는 시간에는 리포트와 과제를 해야 하는 등 휴식시간을 갖기란 사치일 정도이다.

-가까운 경기장에서 시합하고 싶어요.

대학야구 주말리그는 2018년 현재 보은, 광주, 여수, 순천, 기장에서 경기가 치러진다.

시합구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팀들은 불편함이 덜 하지만, 구장에서 먼 곳에 위치한 학교들은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큰일이다. 더군다나 제주도에 위치한 제주국제대학교는 평일엔 수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비행기까지 이용해 구장으로 이동해야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동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각 지역별 구장을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대학야구 리그전을 진행 할 구장을 확보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고교야구 주말리그가 치러지는 경기장 이외의 구장에 대한 우선사용권은 각 지자체에 있고, 지자체는 대학야구 리그전 유치보다 사회인 야구리그 유치를 더 선호하고 있다.

이유는 학생야구보다 사회인 야구에 투자를 하는 것이 금전적으로 봤을 때도 이익이고, 지자체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는 일도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각 학교에 있는 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으나 시합을 치를 수 있는 규격의 구장을 가지고 있는 학교는 얼마 되지 않고, 규격에 맞더라도 리그전 유치보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개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프로구단의 경우 초, 중학교 대회를 프로구단 명으로 개최하거나, 자신들의 지역연고 고교 팀에게 물품을 지원해주는 반면 야구장 확보가 시급한 대학야구를 위해 2군 구장을 개방하는 것은 망설이고 있다.

한때는 고졸 선수보다 대졸 선수가 더 대우받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프로구단들의 고졸선수 선호현상이 계속 지속되면서 대학야구 학생선수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린 게 현실이다.

야구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대학야구, 야구 관련 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학야구 학생 선수들도 한국야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