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현재 연 1.5%인 기준금리를 6개월째 동결했다. /뉴시스

(박진우 기자) 한국은행이 현재 연 1.5%인 기준금리를 6개월째 동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열린 상반기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의 이 같은 결정은 부진한 경기 지표와 신흥국 금융불안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여건에 금리인상을 서두를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달 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어 지난 3월 역전된 한·미 기준금리 차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금리동결 배경에는 불안한 경기 흐름에 대한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산업생산, 투자 지표 등이 하락한 데 이어 취업자수가 석달째 10만명대 증가폭에 그치는 등 '고용 쇼크'까지 불어닥쳐 경기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우리 경제 성장세를 견인했던 수출마저 지난달 18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전년동기대비 1.5% 감소)로 돌아서자 경기 하강에 대한 경계감은 더욱 높아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6%로 올라서긴 했지만 여전히 1%대 중반에 머물고 있어 물가 오름세가 완연해졌다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달 금리동결은 시장의 예측과도 다르지 않았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8~11일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3%가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하반기에 한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이르면 7월부터 8월, 10월로 의견이 분분하다.

한은의 금리인상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한·미 금리역전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50~1.75%로 0.25%p 올려 우리나라 기준금리(1.50%)보다 미국 금리 상단이 0.25%p 높아진 상황이다. 당장 다음달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한·미 금리는 0.50%p 벌어지게 된다.

아직까지 한·미 금리역전으로 급격한 외국인 자금이탈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금리차가 더 확대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줄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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