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남훈석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보다 안전하고 희망찬 사회를 만들기 위해 소방서에 근무한지 어느덧 10년이란 세월이 흘렸다. 지금도 출동을 나가게 되면 긴장되고 어떻게 사고현장을 해결해야 할지 항상 머릿속에 생각하며 현장에 임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거나 생명을 구조했을 때 그 무엇보다 큰 희열감과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노고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거나 후회스러운 때가 있있는데 그 경우는 생활안전출동을 나갔을 때 많이 느껴진다.

생활안전출동은 긴급, 잠재긴급, 비긴급 출동으로 나누어 지는데 어느 누가 봐도 출동에 필요성이 없는 출동을 나가는 경우가 직업의식에 상처를 준다.

예를들어 실내 안에 생명이나 재산에 위협을 가하는 요인이 없는 단순 도어록 고장으로 신고를 하는 경우, 도로가에 고라니 또는 새가 죽어 있으니 치워 달라는 경우, 개 목줄이 쪼여서 풀어 달라는 경우, 위치추적을 악용하여(생명에 위협이 없는 경우)사람을 찾아 달라는 경우 등 이런 이들이 비일비재 하다.

현장출동 대원들은 혹시나 하는 걱정에 현장까지 가서 확인하고 신고자들에게 당부에 말씀을 남기지만 이런 출동은 해가 넘어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소방관으로써 출동을 가리면서 근무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런 출동들은 위급한 사항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자제되어야 하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 시민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물론 모든 시민들이 이런 건 아니지만 어떤 일이 발생했을때 한번 더 생각하고 신중히 대처할 수 있는 마음에 여유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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