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화기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최대 관건이 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미국이 막판 조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때 북미정상회담이 난기류에 싸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며 우려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시기·장소·의제 등 북미정상회담 주요 쟁점이 사실상 타결되면서 ‘세기의 담판’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9일 북한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북미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가 결정 됐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미 정상회담 일정은 '하루'라면서도 추가 논의 사항이 있으면 하루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CNN 등 미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는 싱가포르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때 판문점이 후보지로 급부상했으나 트럼프가 “비무장지대는 아니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CNN은 정상회담 개최 계획에 대해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 관리들이 역사적 정상회담을 싱가포르에서 열기 위한 계획을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폼페이오의 방북으로 북미 간 의제도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는 “궁극적인 목표인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지만 세부조율만을 남겨 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 시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북한과 미국의 실무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을 위한 실제적인 실행계획을 입안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미국이 요구하는 광범위한 핵사찰에 응하면서도 체제보장에 대한 세부사항과 불가침 약속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노력을 "낙관할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은 항상 군사력에 의해 뒷받침된 외교적 노력이었다고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군사적 측면에서 북한의 능력은 분명히 우려스럽다. 하지만 낙관주의를 위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며 "우리는 이 모든 것이 군대에 의해 뒷받침 되고 외교적으로 주도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매티스 장관은 또 주한미군 문제는 북한과 협상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만약 북한과 협상 중에 이 문제가 제기된다면 한국과 미국 동맹국 간에 논의할 수는 있다는 단서도 달았다. 그러면서도 미군의 한반도 주둔이 역내 안정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협상의 여지가 없는 ‘금지선(레드라인)’이 무엇이냐는 로이 블런트 공화당 의원의 질문에 매티스 국방장관은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 없는 한반도’라며 "이는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모두의 방침이자 이번 대북 협상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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